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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렌터카로 기초 닦고 금융업 확장 포부 KT렌탈·비씨카드 호실적에 비통신 자신감↑…부동산+구리선 10조 재원

박준식 기자공개 2012-11-30 16:23:15

이 기사는 2012년 11월 30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그룹이 비통신 사업부문의 확대를 위해 금융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을 지목하고 증권사 매물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통신업으로 성장한 KT가 관련 산업의 저성장 국면에서 한계를 인지하고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준(準)공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문어발 확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지나 않을지 여론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는 눈치다.

일단 KT는 실무선에서 최근 매물로 나온 이트레이드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옛 솔로몬증권)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경영진에 인수검토 보고를 올리기도 전에 동향이 노출된 것이다. 당황한 실무진은 대외 채널을 담당하는 부서에 인수 진의가 아직은 없다는 내용을 통보하고 윗선의 재가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이른바 괘씸죄를 물을 수 있어 안절부절 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하지만 딜 프로세스와 별개로 KT의 증권업 진출은 몇 가지 부문에서 확실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테마다. KT가 이트레이드나 아이엠을 계속해서 인수 검토할지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지만 증권업 다각화로 인한 소득은 분명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KT 자회사 실적
↑ KT 비통신 주요 3사 실적 현황 ⓒ 한국투자증권

금융업에 도전하는데 있어 KT의 잠재력은 넓은 고객기반과 낮은 신용도에 있다. 통신업에서 유선시장은 독보적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고, 무선 시장에서도 2위의 저력을 근거로 약 3000만 명(인터넷 1813만, 유선 1858만, 무선 533만 등 중복제외 2012년 3분기 말 기준)의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과반을 직간접 고객 군으로 확보한 이 그룹은 지난 2010년 말 당시 금호렌터카(현 KT렌탈)를 인수하면서 사실상의 금융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렌탈 자산을 낮은 금리에 조달한 자금으로 구입하고, 자산 회전율을 높여 비용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는 이 사업은 금융업이라 부를만하다. KT는 이전까지 KT캐피탈 등 여전업 계열사를 두고 있었지만 KT렌탈 인수 이후 성공적인 인수 후 합병(PMI)을 진행하면서 관련 사업을 비약적으로 키우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다.

KT그룹에 편입된 KT렌탈은 옛 금호렌터카 시절에 비해 3년 만에 신용등급이 두 노치(notch)나 상향됐다. 기업어음 등급은 A1 수준으로, 회사채는 AA-로 올라 KT그룹의 영업적, 재무적 지원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회사채를 포함한 장기성 차입금 비중이 87.2%에 달하며 자산부채 만기구조가 개선됐고, 6만6265대의 렌터카를 운용하며 21.5%의 시장 점유율로 업계 1위(2012년 반기 말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KT렌탈을 인수한 KT는 이듬해 보폭을 카드업으로 넓혔다. 보고캐피탈과 경쟁을 벌였던 비씨(BC)카드 인수전을 지난해 2월 말 사실상 승리로 이끌면서 본격적인 금융업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KT는 비씨카드를 통해 모바일 금융이라는 수익모델 확보 계획을 현실화했다. 자신들이 가진 정보 통신 기술(ICT)력과 비씨카드의 결제인프라를 결합해 모바일 페이먼트(Mobile Payment) 사업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KT가 최근 3년 새 확보한 비 통신 사업은 단기에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3분기 말까지 BC카드가 356억 원, KT렌탈이 23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미디어 분야 확대를 위해 사들인 스카이라이프도 같은 기간 18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구리선
↑ KT 처분가능 자산 가치 현황 ⓒ 유진투자증권

신진 3인방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자 경영진은 비통신 사업 분야의 공격적인 확장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무선통신 시장의 비약적인 확대가 없는 상황에서 본업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성장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판단도 더해진 결과다. 통신당국이 무선통신 사업자들의 휴대폰 보조금 지급에 대해 엄중한 규제를 들이대고 있어 더 이상의 출혈경쟁도 지속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KT가 금융업 확대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휴자산 처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금이 5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유휴 자산은 보유 부동산과 구리선이다. 우선 KT가 보유하고 있는 전화국이 400여 개에서 50개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유휴 부동산의 처분 및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T는 이를 위해 내달부터 KT에스테이트라는 이름으로 부동산 개발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들이 개발한 유휴 자산의 가치는 5조6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광통신 이전에 유선전화나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지면 아래에 묻어뒀던 매장 구리선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급등으로 인해 이 구리선의 가치는 최근 4조 원 이상으로도 평가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이 자산을 현금화할 때의 소실율을 다소 감안해야 하겠지만 조 단위의 자산이 땅속에 묻혀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KT가 눈여겨보고 있는 증권사 매물 중 이트레이드와 아이엠의 예상 가격은 각각 4000억 원대와 2000억 원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들의 시장가치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플랫폼이 필요한 입장에서는 그린필드 방식의 진출보다 M&A가 훨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일 수 있다. KT의 입장에서는 온라인 영업에 강점이 있는 이트레이드가 인수를 강행한다면 우선순위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거래 관계자는 "KT가 스마트폰으로 증권 매매를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 시장의 성장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기존 비씨카드와 스마트로(전자금융 결제 계열사)에 온라인 증권업을 덧붙이는 전략의 실제적인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 KT 지배구조 ⓒ 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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