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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보쉬 30년 합작사 '두원정공'과 결별 지분 40.4% 두원이 매각 요구…가격 이견·직장폐쇄 가능성에 '주저'

박준식 기자공개 2012-12-07 18:00:30

이 기사는 2012년 12월 07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의 부품소재기업 보쉬(Bosch)가 국내에 합작사(JV) 형식으로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두원정공과의 공동 경영 관계를 빠르면 올해 말까지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원정공의 실적이 부진하고 노조 이슈 등이 부각되자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한국 보쉬는 최근 독일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지난 30년간 유지했던 두원정공과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 보쉬는 지난 1972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두원정공에 당시 약 35억 원 가량을 투자해 지분 40.4%를 보유하게 됐다. 이 지분은 일본 법인인 보쉬 코퍼레이션(Bosch Corporation)과 독일 법인인 로버트보쉬(Robert Bosch GmbH)가 지난 30여 년간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두원정공의 지난해 말 기준 단일 최대주주는 고(故) 김찬두 두원학원 이사장(38.36%)으로, 고 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 김 이사장의 보유 지분은 가업승계 방식으로 아들 종엄·종완 씨, 딸 나영 씨 등 세 자녀에게 상속된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 2세들은 보쉬와 더 이상의 협업을 원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쉬는 일단 두원정공 40.4%를 두원그룹 측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원그룹의 2대 오너일가가 지분을 되사기를 바라고 있어 이러한 형태의 관계청산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거래 가격을 두고 양사가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딜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계자들도 있다.

거래 관계자는 "두원 측이 보쉬가 취득한 원가 이하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며 "게다가 2세들이 두원정공의 한국 사업을 직장폐쇄 방식으로 없앨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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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원정공은 지난 1974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디젤기관용 연료분사장치와 농업용 기계, 부품 제조 및 판매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이 회사는 디젤 상용차 등의 핵심부품을 만들면서 전성기를 누렸지만 최근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해당 기술이 시장흐름에 미치지 못해 사양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강성노조가 들어서면서 사용자에 대한 종업원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생산기지를 제품 수요층이 있는 중국 등 이머징 마켓으로 옮기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원정공은 지난 2010년 1027억 원의 매출과 9억여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런 실적은 지난해 1046억 원의 매출과 11억여 원의 손실로 지속되고 있다.

보쉬는 최근까지 독일인 한국 대표를 통해 국내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해왔다. 헤르만 캐스 한국로버트보쉬 사장은 지난 9월에도 기자 간담회를 열어 "내년 말까지 한국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300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두원정공이 관련된 디젤 엔진부품이 아닌 가솔린 엔진 사업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두원과 협업에 관해서는 지난 30년간 문제가 없었지만 직접적인 사업 상대방이 사라지고, 사업이 어려워지자 미련 없이 관계를 청산키로 한 것으로 지적된다.

거래 관계자는 "두원은 최근 창업주 별세와 2세 경영진 상속 문제, 세금 이슈 등의 원인으로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보쉬는 지분 청산을 내부적으로 확정했지만 두원 내부사정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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