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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현대상선 협상 성공 시 출자전환 '서면 약속' 딜로이트 실사 후 컴포트 레터 제공...출자전환 규모 '미정'

권일운 기자/ 윤동희 기자공개 2016-02-22 09:08: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9일 15: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면 출자전환에 나서겠다는 뜻을 서면을 통해 밝혔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 과정에서 명분을 제공하는 장치가 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현대상선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컴포트 레터(Comfort Letter)를 제공했다. 이종철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2실장 명의로 작성된 해당 문건에는 "채권 조정 또는 일시적인 용선료 삭감에 동의한다면 산업은행의 보유 채권을 조정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부터 딜로이트 안진과 함께 현대상선 실사를 진행하고 고가의 용선료 계약 문제가 해결된다면 출자전환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선주와 화주 등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한 증빙 형태로 사용하게끔 채권단 대표 명의의 확약 서면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의 담보·무담보 채권 합계는 1조2000억원이나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비협약채권자의 참여 비중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출자전환 규모나 구체적인 채무 재조정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인 부채비율 400%보다 훨씬 낮은 100~200% 이하로 맞춰 획기적인 수준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컴포트 레터는 일종의 확인서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상선의 주요 적자 원인이었던 고가의 용선계약이 정상화될 경우 기업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은행과 공인회계사의 '공증 서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컴포트 레터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단이 선주들과 계약을 협상할 때 유효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출자전환을 검토한다는 것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성공을 전제로 한 내용"이라며 "기존 계약을 변경한다는 게 어려운 것은 알지만 채권단은 우선 협상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내부적으로는 오는 4월까지 현대상선을 기다려준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 조정 협상을 전담할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다. 현대상선은 내주 유럽으로 협상단을 보내 주요 선주들과 본격적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선다. 협상단은 해운동맹관리팀 수장인 이상식 상무와 국제금융 전문 변호사인 마크 워커 씨가 이끈다.

협상단은 영국과 그리스 선주들과 본격적인 대면 협상을 진행한다. 가장 많은 용선 계약을 맺고 있는 그리스 해운선사 다나오스(Danaos)와 신규 용선 계약이 많은 영국계 해운사 조디악(Zodiac Maritime)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용선료를 낮춘 후 장기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선주 측에 더 유리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컴포트 레터 제공은 지난 1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적한 사항과 맞물린다. 이 회장은 현대증권 등 주요 자산 매각보다 보다 근본적 원인인 용선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컴포트 레터는 협상에 성공할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지만 이를 거꾸로 얘기하면 용선료 협상과 비협약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채권단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이해 당사자에게 정황을 설명해서 아주 큰 채무 조정을 받는 게 어렵지만 대안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본원적인 이해당사자를 불러서 안된다고 생각하지말고 된다는 전제 하에 목숨건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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