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리테일 수요 절대 의존 '통할까'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점검]6%대 고금리 매력 어필…신용 이슈 부각, 투심 위축 가능성도
이성규 기자공개 2018-03-28 13:31:07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7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BBB-, 안정적)이 공모채 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관 수요에 대한 기대를 접고 리테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높은 금리를 원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평가다. 모집액도 크지 않아 투자자 확보에 대한 부담도 적다는 분석이다.하지만 과도한 단기 차입금 비중 등 크레딧 이슈는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리상승 기조와 맞물려 차환 부담 이슈가 부각된 만큼 투자심리 위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투자등급 최하단, 기관 관심 저조…고금리 매력, 리테일 수요 기대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20일 만기 1.5년,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모로 조달할 계획이다.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발행도 검토 중이다. 조달된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광화문 사옥매각(4000억원), CJ대한통운 지분(3.24%, 935억원) 블록딜 처분에 이어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도 추진 중이다. 현금흐름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면서 전방위 자금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공모채 발행이 리테일 수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등급이 투자등급 최하단에 위치한 만큼 기관수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도 모집액(600억원) 대비 5%(30억원)에 불과한 기관수요가 몰리는 등 흥행에 실패했지만 개인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5.8%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 덕분이다.
IB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회사채는 리테일 인기 종목"이라며 "6%대가 넘는 금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금리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모집액도 크지 않아 투자자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상승 국면, 단기 차환부담 부각…투자심리 위축 우려
작년 3분기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4조 2483억원이다. 이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47.5%(2조 1097억원)에 달한다. 차환을 위해 최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간 금융비용은 약 150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2736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수익성보다는 높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문제"라며 "금리상승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자비용 증가 및 차환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 이슈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단기차입금 비중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금리가 본격 상승한 만큼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른 IB관계자는 "구조적(대형기 투자, LCC 경쟁)으로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다"며 "재무부담도 수익성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 수요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평사들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경쟁업체인 대한항공에 'BBB+' 등급을 유지한 채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등급 조정에 차입 규모는 물론 만기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시장의 우려를 인식하고 단기차입 비중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열 지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도 일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차입 만기 구조 개선과 항공업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금호타이어 인수도 포기한 만큼 계열 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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