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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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위험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WM라운지]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공개 2018-04-04 08:32:2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2일 09: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이 요동칠 때면 노후를 위해 투자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뒤숭숭할 수 밖에 없다. 주식이 더 높은 수익을 주는 이유를 알고 보면 이런 뒤숭숭함을 잘 관리한 것에 대한 대가다. 그래서 주식투자의 귀재인 앙드레 코스탈리니는 아예 감옥에 들어가 몇 년 동안 주식을 안보는 게 돈 버는 법이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감옥에 가지 않고도 위험에 대한 관점만 바꾸면 이것이 가능하다. 세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번째, 금은 안전자산일까 위험자산일까. 금 실물을 잘게 쪼개서 장롱 속에 넣어 둔 사람에게는 안전자산이지만, 금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딩을 통해서 돈을 벌어보려는 사람에게는 위험자산이다. 관점에 따라 금은 안전자산이기도 하고 위험자산이기도 하다.

두번째, 장기채권은 위험자산일까? 10년 만기 장기국채는 6개월마다 같은 금액의 이자를 10년 동안 주기 때문에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흐름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채권은 금리가 1% 오르면 가격이 8% 정도 하락하므로 가격변동이 큰 편이다. 매일 가격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해 보이지만 6개월마다 이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는 사람에게는 안전자산이다.

세번째, 꾸준히 배당을 주는 상장된 부동산펀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이 또한 상장되어 있다 보니 가격이 매일 변한다. 액면가가 5000원인데, 2500원으로 내려갈 때도 있고 4000원에 육박할 때도 있다. 하지만 임대료를 기반으로 배당을 주기 때문에 배당금은 꾸준히 나온다. 매일 시세표를 보는 사람에게는 위험자산이지만 매년 입금되는 배당금을 보는 사람에게는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 속한다.

투자자산은 절대적인 위험의 크기가 있는 게 아니라, 관점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다. 위험의 상대성 이론이다. 그 관점 중 하나가 소득관점과 자산관점이다. 소득관점은 소득흐름의 변동성으로 위험을 측정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물가에 따라 이자금액이 달라지는 물가연동국채는 실질이자가 일정하므로 무위험자산이 된다. 자산관점은 자산가격의 변동을 위험으로 본다. 자산가격은 미래소득흐름을 할인해 현재가치화 한 것이어서 할인율, 수요와 공급,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지렛대 끝처럼 가격이 많이 움직인다.

우리는 투자자산의 위험을 자산가격관점으로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주식, 채권 등 모든 자산의 위험을 가격 변동으로 판단한다. 장기채권의 이자지급액은 변하지 않았지만 가격변동이 크다는 이유로 위험자산으로 분류한다. 자산가격 관점은 미래의 소득흐름을 현재 시점으로 할인한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점이다.

투자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소득관점이다. 이는 미래의 기대수익이 높은 자산을 찾는 것으로, 주식으로 보면 미래에도 이익을 잘 낼 기업을 찾는 것이다. 자본자산가격 결정모형(CAPM) 개발로 명성을 얻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샤프(W. Sharpe)는 기대수익은 장래수익에 따른 배당 가능성을 말한다고 했다. 그리고 위험은 소득분배에 대한 분산이라고 했다. 투자를 할 때든 자산운용을 할 때든 소득관점이 가격관점보다 본질적이다. 소득관점은 미래의 수익흐름에 초점을 맞추므로 장기적인 관점이 내재돼 있다.

소득관점은 노후 자산관리 측면에서 더욱 절실하다. 노후에는 월급이라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신 지출흐름이라는 부채가 있기 때문이다. 지출은 미래에 상품 교환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줘야 할 돈이기 때문에 부채라 간주해도 문제 없다. 이러한 부채흐름을 가장 잘 헤지해주는 방법은 수익(소득)의 흐름을 부채의 흐름에 맞추면 된다.

노후에 매년 3000만원 지출이 예상되면 자산에서 매년 그만큼의 수익이 꾸준히 나오게 하면 된다. 노후 자산관리는 수익흐름과 지출흐름을 맞추는 게 우선이고, 당장의 자산가격 변동은 문제되지 않는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R. Merton)이 노후에는 자산이 아닌 소득관점으로 자산운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득관점은 숲을 보는 것이고 자산관점은 나무를 보는 것이다. 소득관점을 가지면 투자자가 산을 가지면서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견딜 수 있고, 이는 투자수익을 높여 준다. 배당, 기업수익, 소득흐름 등의 관점으로 자산을 쳐다보자. 그러면 포트폴리오가 변하고 장기 수익을 높일 수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 CIO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저서] 인구구조가 투자지도를 바꾼다 / 1인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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