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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베, 정통 VC 굳히기 '윤영민→안상준' 바통 터치 [지배구조 분석]②CVC서 체질개선 '투자·회수' 선순환 구축, 중견사 발돋움

정강훈 기자공개 2018-05-15 10:22:38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4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대 중반은 벤처 업계에 거품이 꺼지면서 많은 벤처캐피탈이 사라지고 투자심사역들도 업계를 떠난 암흑기였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도 좀처럼 성장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던 중 2007년 설립 초창기 멤버였던 윤영민 씨가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윤 대표는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가 아닌 정통 벤처캐피탈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꿔나갔다. 여기에 새로운 심사역들이 합류하면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새판을 짜게 된다.

특히 2009년은 의미있는 시기였다. 사명을 아이퍼시픽파트너스에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 바꾸며 분위기를 쇄신했다. 영업실적도 흑자로 턴어라운드했으며 사모투자조합(PEF)을 결성해 투자 영역을 다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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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민 각자대표(좌), 안상준 각자대표(우)>

이 시점을 전후로 조성한 벤처펀드들도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조합 성과보수가 발생하면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흑자 기조를 굳히게 된다.

2014년에는 게임 투자로 잭팟을 터뜨리며 주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0년 '아이퍼시픽2009 초기투자조합'으로 투자한 선데이토즈가 게임 '애니팡'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15억원을 투자해 22배인 330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펀드는 2015년 32.4%의 내부수익률(IRR)로 청산했다.

결과적으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윤 대표 체제에서 실적 개선과 정체성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펀드레이징-투자-회수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며 탄탄한 내실을 갖춘 중견사로 시장에 안착했다. 약 10년의 임기기간 동안 펀드 운용자산(AUM)이 약 5배, 회사 수익이 6배 이상 성장했다.

윤 대표는 그룹으로부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부사장)로 승진 발령됐다. 그룹의 모태인 핵심 계열사에서 총괄 업무를 맡는 중책을 맡게 됐다. 동시에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각자대표를 겸직하며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실질적인 수장 자리는 당시 안상준 부사장이 이어 받았다. 윤 대표가 직접 안 부사장을 후임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부사장은 올 초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현재 윤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를 이끌고 있다.

안 대표는 KTB네트워크에서 벤처투자, PE, 해외투자 등을 두루 경험한 정통 심사역이다. 2009년에 코오롱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뒤 주로 투자본부장으로 투자 업무를 총괄했다. 선데이토즈를 비롯한 여러 투자 성공 사례를 써내며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그룹 중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는 곳은 코오롱 외에 삼성, CJ, 두산, 포스코,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등이다. 그룹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발령돼 짧은 임기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윤 대표는 회사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시작해 대표이사로서만 10년의 '긴 호흡'을 보였다.

안 대표는 쇄신한 코오롱인베스트먼트에 심사역으로 합류해 8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대형사로 서서히 발돋움하고 있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시 한 번 긴 호흡을 선택한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계속해서 순항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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