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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공격적 M&A 시동 건다 증권·보험사 인수 추진 가능성 '솔솔'…지주사 전환 공식화, 내달 예비인가 신청

안경주 기자공개 2018-05-23 08:51:1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한 만큼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보험사 등 대형 딜에 참여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우리은행은 20일 "이사회와 금융당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지주사 전환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영화를 거치면서 2014년 11월 지주사가 해체된 지 3년6개월 만이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필요한 절차(금융위원회 예비인가 신청 및 심사, 본인가 신청 및 심사 등)는 빨라야 6개월, 길게는 9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과 사전 협의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가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그동안 정부와 협의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사실상 금융위와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인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로 가장 먼저 전환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서류 준비만 잘 하면 예비인가와 본인가 승인을 빠르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내부에선 '6월 예비인가 신청, 연내 지주사 전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공격적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 체제에서는 출자여력이 제한됐지만 지주사로 전환되면 출자한도 증가로 M&A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부동산신탁사와 자산운용사 인수를 위한 시장 태핑 등에 나선 상태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부동산신탁사를 신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존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M&A시장의 주요 잠재매물로 알려진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를 검토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또 하이투자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DGB금융 측에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하이자산운용 매각 여부를 문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잠재적 매물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며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수익성 높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증권·보험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딜에도 우리은행이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지주사 전환 시점이 불분명하고 은행법 등 자본규제 문제로 증권·보험사 등 대규모 M&A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사전 교감을 통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지주사 출범을 목표로 하면서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여기에 대규모 M&A를 성사시키면 빠른 시일 안에 자산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올해 3월 기준 우리은행의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총 자산은 370조7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는 436조2120억원, 신한금융지주는 433조3971억원, 농협금융지주 394조원, 하나금융그룹 368조9030억원이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인수하면 자산 규모 면에서 확고한 업계 3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의 경우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 역시 규모의 경쟁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증권사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선 관계자는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추가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감안할 때 증권사를 추가로 인수한 후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방안 등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추진해야할 M&A 분야가 보험·증권 등 과점주주들의 사업영역과 겹쳐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난해말 기준 과점주주(IMM,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 유진)로 27.22%를 가지고 있다. 이들 과점주주들은 우리은행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증권·보험 등을 영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증권·보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 과점주주들과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향후 M&A를 진행하는데 있어 과점주주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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