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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금융지주사, 신용도 차별화 불 붙나 [2018 정기 신용평가]Bail-in 제도 도입 예정, 은행지주 신용도 악영향

이길용 기자공개 2018-05-28 13:42:15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5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AA급에 올라 있는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사의 신용도 차별화가 서서히 진행될 전망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초우량 신용도는 당분간 크게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됐고 건전성도 꾸준히 낮추고 있다. 지난 2016년 등급이 강등됐던 SC제일은행은 이런 흐름에 맞춰 AAA 등급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하지만 채권자 손실부담(Bail-in) 규제 도입과 관련해 은행지주와 은행의 신용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금융당국이 제도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은행지주의 정부 지원 가능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구조적 후순위성까지 더해져 은행지주의 등급이 1~2노치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은행 역대급 실적 달성…SC제일은행 등급 상향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과 지방은행인 부산·대구은행에 AAA(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경남·광주·전북은행은 AA+(안정적)이다. 정부 지원 가능성이 높게 반영되는 은행들은 신평사들로부터 초우량 등급을 받고 있다. 은행지주들도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들의 수익성은 대부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로 전환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일반은행(대구은행 제외)의 NIM은 지난해 1분기 1.6%에서 4분기 1.68%까지 상승했다.

자산건전성도 강화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7%였던 일반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0.7%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2.9%에서 1.4%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의 신용도는 AAA급이 대부분이라 더 이상 오를 여지가 없지만 신용도 자체만으로 보면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AA+로 등급이 강등됐던 SC제일은행은 이번 정기평가에서 AAA 등급을 완전히 회복했다. 당시 영업점과 인력 축소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되고 모회사인 SC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점을 들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등급을 한 노치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만 AAA 등급을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SC제일은행은 그룹 편입 이후 최초로 한국인인 제일은행 출신 박종복 행장을 선임해 구조조정과 시장지위 회복에 나섰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사업기반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했으며 SC그룹이 흑자로 전환하는 호재를 맞았다. 1년여 만에 성과가 나타나면서 한신평은 지난해 '안정적' 등급 전망을 회복했다. 등급을 AA+로 강등했던 한기평과 NICE는 '긍정적' 등급을 달았다.

이번 정평을 통해 한기평과 NICE는 등급을 한 노치 상향시켰다. 영업력을 구조조정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SC그룹의 지원 능력과 지원 가능성을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예견된 등급 상향을 통해 SC제일은행은 AAA 초우량 발행사 지위를 재차 획득했다.

◇ Bail-in 제도 도입 임박, 은행지주 신용등급 강등 위기

금융위원회는 Bail-in 제도와 관련된 계획을 올해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의 적기 도입 권고와 G-20 합의 등을 감안해 이뤄진 조치로 해석된다. 신평사들은 아직 제도 초안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잇따라 Bail-in과 관련한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신평사들은 Bail-in 제도가 도입되면 은행지주에 대한 정부 지원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이 손실이 났을 경우 이전에는 공적자금으로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Bail-in 제도 하에서는 모회사인 은행지주가 관련 손실을 먼저 흡수하게 된다.

은행의 경우 시장의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신평사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다만 손실 흡수 의무가 발생하는 은행지주의 경우 정부 지원 가능성 약화와 구조적 후순위성으로 인해 신용도가 훼손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주사는 구조적 후순위성으로 인해 핵심 계열사보다 낮은 등급을 평정받는다. LG, SK 등 국내 대기업 지주사들의 등급이 LG화학이나 SK텔레콤보다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은행지주도 이런 특성이 있지만 국내 신평사들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은행지주의 등급을 은행과 동일하게 평정했다.

Bail-in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은행지주의 초우량 등급은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JB금융지주를 제외한 은행지주사들은 모두 AAA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Bail-in으로 인해 정부 지원 가능성이 이전보다 낮아지면 등급 강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Bail-in 제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도입이 되면 은행지주의 정부 지원가능성에 대한 재평가는 불가피하다"며 "일본과 같이 Bail-in을 도입하면서도 정부의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경우 등급 방어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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