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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넘은 '공동 소유·경영', 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 [두산 형제경영 명암]④㈜두산 친인천 지분율 45%로 상승…4세 경영참여 보폭 확대

임정수 기자공개 2018-06-22 09:21: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1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친인척 중심의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가족과 친족 중심으로 실질적 지주사인 ㈜두산에 대한 지분율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또 친인척들이 회장, 부회장, 계열사 임원 등으로 주요 계열사의 핵심 보직들을 두루 꿰차고 있다. 3세에서 4세 경영 시대로 넘어오면서 지분과 경영에 참여하는 친인척 수가 빠르게 늘어났다.

형제의 난 이후 그룹 회장직을 폐지하고 전문 경영인을 늘리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던 약속과는 다소 어긋난 방향으로 흘러왔다.

◇ 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친인척 지분율 45%

2018년 3월말 현재 최대 주주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48%를 넘어선다. 이 중 연강재단과 동대문미래재단 등 다른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친인척 지분율은 45%에 이른다. 이는 지주사 전환 과정과 3세에서 4세 경영으로 넘어오면서 친인척들이 실질적 지주사인 두산에 대한 지분율을 늘려온 결과다.

1998년 ㈜두산이 출범하고 2005년 두산가 형제의 난이 발생하기까지 두산에 대한 친인척 지분율은 10~15%에서 오르락 내리락 했다. 당시만 해도 연강재단과 신협이 20%대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그룹 지배력이 유지됐다.

하지만 형제의 난을 기점으로 두산에 대한 친인척 지분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5년 17% 내외이던 것이 2006년 22% 수준으로 늘었다가 2007년에는 35%까지 증가했다. 두산이 지주사로 전환한 직후인 2009년에는 친인척 지분율이 형제의 난이 발발했던 2005년의 2배 수준인 34%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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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에도 4세대를 중심으로 두산에 대반 지분율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특히 두산가 4세들의 경영권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친인척들이 앞다퉈 두산 지분율 확대에 나섰다. 증여와 주식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늘리면서 친인척 지분율은 40%대로 껑충 뛰었다.

두산 출범 당시 28%이던 연강재단과 신협의 지분율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신협은 보유했던 지분율을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현재 두산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연강재단 지분율은 2010년 1%대로 줄어들었다가 최근 지분을 늘리면서 현재 2.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과 4세 경영 체제로의 이전 과정에서 연강재단과 신협이 보유했던 지분이 두산가 4세와 5세 등으로 이전됐다. 최근 들어 5세대까지 지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늘어나는 한편 3세대 지분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두산 지분에 참여하는 친족 수도 빠르게 늘어났다. 두산 지분을 보유한 친인척 수는 2003년과 2004년 사이 15명에서 2007년을 기점으로 29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 1명이 줄어들면서 현재 28명이 두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4세들 경영참여도 확대…공동소유·경영 결과

친족들의 경영 참여도 확대됐다. 형제의 난 이전까지만해도 4형제의 경영참여 이외에 친족들의 경영참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형제의 난 이후 4세들이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친인척들의 경영참여가 계속 확산됐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16년 숙부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부터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이사회 의장으로 그룹 핵심 의사결정의 좌장 역할을 한다. 동시에 계열사인 두산건설의 회장과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구단주를 겸직하고 있다. 장녀인 박혜원 부회장은 광고회사 오리콤을 맡고 있다.

차남인 박지원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이면서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2001년 두산중공업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을 거쳐 2007년 두산중공업 사장에 오르면서 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2012년과 2016년 사이에는 ㈜두산 부회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엔진 부회장 등을 겸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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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부회장은 최근 그룹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핵심 계열사인 네오플럭스의 부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두산 산업차량BG부문 사장으로 재직하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송사에 휘말리면서 2015년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났었다. 차남인 박석원 부사장은 최근 ㈜두산의 정보통신BU 최고운영책임자(부사장)를 맡았다. 두산엔진 사업부문장과 미래성장부문장을 맡고 있다가 두산엔진 매각으로 지주사로 이동했다.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태원 부회장은 현재 두산건설에서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과거 네오플럭스에서 그룹 인수합병(M&A)에 공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남과 3남인 박형원, 박인원 부사장은 현재 각각 두산밥캣과 두산중공업에서 일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전무는 두산의 유통CSO 담당 전무로 그룹 면세점 사업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또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 부사장으로 두산매거진 BU장을 겸직하고 있다. 차남인 박재원 상무는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로 승진해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 혁신에 대비하는 조직역량 강화 업무를 맡았다.

두산가 3세들도 여전히 그룹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용곤, 박용성 명예회장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은 재단과 중앙대학교를 맡으면서 최근까지 두산건설 회장으로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박용만 회장은 여전히 두산인프라코어의 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두산그룹의 경우 공동소유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세대가 내려올수록 지분과 경영에 참여하는 친인척들 숫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근 5세로의 지분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족 중심의 소유 경영 체제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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