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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SDS 지분 매각 가능성은 김상조 공정위원장 '비주력 SI업체 팔아라' 압박…명분·실익 없어 매각 가능성 '낮다' 무게

김일문 기자공개 2018-06-19 08:03:28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8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에 비주력 SI(시스템통합)업체를 매각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지만 삼성SDS가 주 타깃 중 하나라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는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들이 실제로 삼성SDS의 보유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상증세법상 규제 대상…총수 개인회사 커지는 존재감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는 재벌 오너의 개인 회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스템통합(SI)업체나 물류회사, 부동산 관리업체 등 업종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삼성SDS는 지난 15일 14.0%하락했으며 18일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S와 일감몰아주기 이슈와 관련 모호한 위치에 있다. 삼성SDS의 주요 주주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20%를 보유하고 있고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각각 3.9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SDS의 경우 공정거래법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 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에 따르면 오너 개인 회사의 지분율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인 회사는 계열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은 약 17% 가량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적용을 받지 않는다.

반면 상증세법상으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45조 3(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에는 오너가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가 계열사를 통해 일으킨 매출 비중이 전체 3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사실상 증여로 판단, 과세 대상이 된다. 삼성SDS 매출에서 삼성전자와 계열사 비중은 75%에 달한다.

공정거래법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은 일감몰아주기의 수혜를 받는 회사(삼성SDS)인 반면 상증세법의 직접 규제는 오너 일가가 받고 있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과 그 자제들이 삼성SDS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동일인 지정(총수)을 받았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다. 과거 삼성의 총수가 이건희 회장이었던 시절 삼성SDS는 일감몰아주기 이슈에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 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이 0.0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SDS의 개인 최대주주(9.2%)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총수로 지정되면서 일감몰아주기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이재용 부회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과거 총수(이건희)의 자녀가 갖고 있는 회사에서 이제는 총수(이재용)의 회사가 된 셈"이라며 "회사의 지분이 가장 많고, 영향력 또한 높은 개인 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심리적 부담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은 재벌 오너가 자발적으로 비주력사의 지분을 처분하길 바란다는 의중을 비친 것이다. 대기업 소속 SI업체들에 대한 지분 매각을 강제할 근거는 없다. 더욱이 삼성SDS는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대상이 아닌만큼 법으로 이를 강제할 가능성은 없다.

◇쌈짓돈 같은 SDS 지분…매각 실익없어 "당장 안판다" 중론

삼성이나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삼성SDS 매각에 따른 실익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삼성SDS는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22.58%)와 삼성물산(17.08%)이 전체 40%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SDS 지분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없다.

SDS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 역시 거의 없다. 재계에선 오너 일가가 삼성SDS 지분을 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 외에는 당장 팔아야 할 명분이 딱히 없는데, 헐값에 지분을 매각할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앞선 관계자는 "만약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SDS 지분을 팔 경우 주가는 오너들의 개인 회사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 뻔하다"며 "주식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처분해야 하는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헐값으로 팔리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대금을 지배구조 개편에 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설득력이 약하다. 현재 삼성 지배구조의 시급한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 확대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 축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를 판 돈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주가 급락 전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가치는 약 1조6000억원 가량. 이 돈을 활용해 이재용 부회장이 늘릴 수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은 0.05%포인트에 불과하다. 보험업법 개정이 현실화 될 경우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 지분 규모(약 20조원, 약 6.5%가량)나 김상조 위원장이 최근 언급한 대로 삼성생명이 2대 주주 수준으로 내려오기 위해 매각해야 할 지분(약 6조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를 삼성SDS 매각 자본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지배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가운데 법적 강제력도 없는 공정위원장 발언으로 삼성SDS 지분을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S의 주가 급락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과도하게 해석한 시장의 반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너 일가는 삼성SDS 지분을 팔기 보다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테두리 안에서 개인 회사로 남겨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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