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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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원안 고수' 금감원, 증선위 설득 실패 대법원 판례 내세워 미흡성 지적, 사실상 '기각' 재감리 요구

원충희 기자/ 조세훈 기자공개 2018-07-13 15:33:04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3일 08: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의 핵심은 지난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한 것이 적정했느냐 여부다.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이 같은 금융감독원 주장에 대해 대법원 판례까지 내세우며 미흡함을 지적했다. 어느 방법이 맞는 것인지 제시해야 하는데 금감원의 조치안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다. 조치안 수정을 거부하고 원안을 고수한 금감원은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국 증선위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증선위는 지난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감리 심의와 관련해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습적으로 임시회의를 열고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과 관련해 공시를 누락한 부분에 대해선 제재를 결의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변경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오히려 금감원에 다시 감리를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한 것을 지적하면서 변경 전후 종속·관계기업 중 어느 방법이 맞는지는 제시하지 않아 제재를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다. 행정처분을 하기 위해선 위법행위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특정돼야 하고 그렇지 않은 행정처분은 위법하다는 2007년 대법원 판례도 내세웠다.

연결재무제표 국제회계기준(IFRS10)에서 종속·관계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지배력'이다. 이는 단순히 지분율이나 등기이사 수뿐만 아니라 실제 경영주체,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 등 정성적인 부분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소위 정답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회계방식이다.

증선위 내부에서는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관계회사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송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로는 2014년까지는 종속회사가 맞는지 관계회사가 맞는지는 모른다"면서도 "증선위에서는 지분법(관계회사)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증선위는 지난달 20일 3차 심의를 열면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 판단 변경에 대한 지적내용과 연도별 재무제표 시정방향이 더 구체화될 수 있도록 조치안을 일부 보완해 줄 것을 금감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정밀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한 회계감리 조치를 짧은 시간 안에 새로 내놓기 쉽지 않고 기존 조치안과의 논리적 상충, 절차 문제 등을 이유로 수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원안에만 집중해 심의해달라"며 이 같은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자 원안만으로 2015년도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가 분식임을 판단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한 증선위는 금감원의 조치안을 사실상 '기각'하고 재감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이슈는 명확한 정답과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근거자료를 갖고 증선위를 설득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번 제재의결을 보면 금감원의 주장과 조치안이 증선위를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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