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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해외 M&A 실탄 장착…하만에 쏠린 눈 인수대금으로 20조 활용 가능성, 전장사업 키우기에 '올인'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8-08-13 08:07:44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0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그룹이 이 중 해외 투자 비용으로 책정한 50조원은 과연 어디에 쓸지 여부가 관심을 끈다. 해외 공장 등에 투입해야 할 설비투자비와 유지비 등을 고려해 볼 때 약 20조원 가량은 여유 자금이다. 삼성이 해외 굴지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업계 안팎의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재계에서는 삼성이 해외 투자금 상당수를 전장기업 하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군 확보에 할애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만은 삼성이 수조원을 들여 '깜짝 인수'를 한 곳이지만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만의 성장을 위해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군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실적(IR) 자료에 따르면 하만(Harman)은 올해 2분기 2조1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이 1.8% 남짓이다. 올 1분기 매출 2조1500억원을 달성하고도 40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다는 점에서 보면 하만은 올해 상반기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

하만의 부진은 2016년 말 삼성에 인수된 직후부터 지속됐다. 하만은 지난해 매출 7조10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올려 0.8%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은 인수 관련 비용이 포함돼 하만의 영업이익이 크게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진한 실적이 올해 역시 계속되자 하만이 삼성 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2016년 9조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인수한 하만의 부진은 삼성 입장에서 뼈아픈 구석이다.

하만의 성장 정체는 기본적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중 시너지를 낼 만한 곳이 없어 비롯된 일이란 해석이 많다. 커넥티드카 및 오디오 분야 전문업체인 하만은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부문 등에서 세계 선두 자리를 달리는 전장기업이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기능이 융·복합 된 전기차 등 시장의 성장세가 어느 순간 무서운 속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만의 사업 전망도 그만큼 밝은 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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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네쉬 팔리월 하만 대표이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1월 열린 CES 2018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삼성전자와 하만의 전장사업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

그러나 삼성 내에 전장사업을 함께 끌어줄 만한 계열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하만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IT 기술과 하만의 전장사업 기술 융합을 시도하고 있고, 또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이 전장사업 육성에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라며 "비슷한 방향성을 갖고 하만과 함께 전장사업을 끌어줄 만한 삼성 계열사가 없다는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결국 하만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삼성이 M&A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내줄 수 있는 사업군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하만은 전통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오디오와 음향기기 등 사업보다 인공지능(AI) 플랫폼, 자율주행차, 인포테인먼트, 사물인터넷(IoT) 등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하만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이와 관련된 각종 전시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운전석을 없애고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대거 접목한 콘셉트카를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하만 입장에서 보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모기업인 삼성이 자동차 업체 자체를 인수해 전장사업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해외 순방 행보도 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해외 순방길에 올라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돌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을 만난 뒤 이달 초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사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행보였을 것이란 해석과 함께 괜찮은 M&A 시장 매물을 살펴보기 위한 행보였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의 군산지역 투자설이 한 때 나온 것도 이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삼성이 한국GM에서 철수한 군산공장 자리를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란 설이 지난달 중순 있었다. 삼성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일이지만 이를 두고 최근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삼성의 최근 180조원대 투자 발표와 맞물린 해석이다. 삼성이 해외 투자 비용으로 책정한 20조원 상당수를 하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체 인수에 사용하고, 한국GM 군산공장은 해당 사업체 혹은 하만 생산 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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