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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SK CEO들, 중간 평가물 '최심' 잡을까 17~19일 CEO세미나 개최…사회적 가치 통한 경영모델 혁신 방법 방점

박기수 기자공개 2018-10-18 08:26:0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7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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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내세우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궁극적 목적은 경제적 가치 창출을 통한 기업체의 장기적 번영이다. 지난 6월 말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다.

당시 최 회장은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의 명언을 인용했다. 단기 영업이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공동체를 위한 행동(사회적 가치 창출)도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업의 수익률을 책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각계열사들에게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직 및 제도 설계 방향을 하반기 CEO세미나 때까지 준비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SK의 계열사들은 공유 인프라 활용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그 결과물에 대한 중간 평가가 17일부터 시작된다. SK그룹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제주 아넥스 호텔에서 그룹 및 관계사의 전략 방향에 대해 토의하고 점검하는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각 계열사 CEO들은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서귀포로 향했다.

계열사 CEO 들은 최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70여 명의 임원진 앞에서 '중간 결과물'을 발표하고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의 각 계열사들은 주요 사업 영역에서 공익 제고를 통한 사업 모델 혁신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계열사 별로 아직 사업 모델의 거대한 혁신이 감지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사업군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중이다. '공공 이익 제고→기업 수익률 상승'의 실험이 하나둘씩 성공해갈 경우 장기적으로 전체 사업 모델로의 적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지난 8월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다. 다만 분해되는 데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등 무분별한 사용이 이뤄질 경우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SK종합화학이 개발한 고결정성 플라스틱(HCPP)은 자동차 범퍼나 대시보드 등 자동차 내·외장재에 사용되는데, 이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중형차 한 대 당 최대 10kg까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약 2.8%의 연비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을 4.5%, 8.8%씩 감축할 수도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측의 설명이다. 환경 개선에 일조하며 공동체의 이익을 제고하면서도 시장을 선점할 경우 SK종합화학의 향후 캐시카우로도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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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내·외장재 폴리프로필렌 적용 사례

다른 예로는 '공유 인프라'가 있다. 공유 인프라란 각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공공 부문에 활용 가능한 상태로 공유하면서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2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모빌리티 뱅크'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모빌리티 뱅크란 SK네트웍스가 영위중인 렌터카 부문인 'SK렌터카'가 보유하고 있는 중도 반납차량을 활용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경상용차인 다마스를 1년간 무상 대여해주는 사업이다.

모빌리티 뱅크의 이용자는 계약기간 종료 후 배정받은 차량을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취약계층들이 SK렌터카의 자산을 바탕으로 경제 상황이 으로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SK렌터카의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고, 이는 곧 SK네트웍스의 경제적 이익으로도 이어지는 셈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회적 가치가 직접 수익률로 연결되는 단계는 아니다"며 "다만 이러한 시도가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데 파일럿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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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뱅크' 발대식 모습.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 (좌), 김명희 청소박사협동조합 대표 (우)

공유 인프라의 또 다른 예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가 올 8월 서비스를 시작한 C2C(개인 간) 택배 서비스 '홈픽'이다. SK에너지는 GS칼텍스와 CJ대한통운, 스타트업 물류회사 '줌마(Zoomma)'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픽 이용자는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물건을 가져가 달라는 주문 신청을 넣을 수 있다. 줌마 소속 홈픽 기사 '픽커'가 물건을 수거해가면 전국 600여 개의 SK·GS 주유소의 일부 공간에 물건을 집화한다. 이후 오후 5시가 되면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기사가 거점 주유소에 쌓인 물건들을 수거해 최종 배송지로 운송한다.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픽커'들의 고용 창출 효과도 있다는 게 SK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SK는 주유소 활성화와 함께 집화 거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부가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찾아오는 차량에 단순히 휘발유·경유를 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에 그쳤던 수익 모델에서 공공의 이익과 잠재적인 기업 수익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사업 모델로의 진화를 이룰 수 있는 셈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를 왜 창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지는 것을 필두로 이를 통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나갈 것이냐는 게 핵심 화두"라면서 "그룹 계열사 CEO 들이 각자 고민하는 부분들을 세미나에서 치열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픽
△ 신개념 C2C 택배서비스 ‘홈픽(Homepick)'이 9월 1일부터,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전국에 보유한 주유소 약 450개를 거점으로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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