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14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 39세는 청년일까 아닐까. 정답부터 얘기하면 현행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은 만 39세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한다. 서두에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한 벤처캐피탈 임원과의 대화가 발단이었다.그는 최근 수백억원 규모의 청년창업펀드를 결성하고 투자 대상을 물색했다. A사가 물망에 올랐지만 그는 검토 끝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신청자격이 사업공고일 기준 만 39세 이하인 청년 창업자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물론 A사는 다른 형태의 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청년인지 아닌지 선을 긋는 게 창업시장 활성화에 이로운 길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부는 청년창업펀드를 비롯해 청년일자리펀드,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다양한 정책과 자금 지원을 통해 청년들의 창업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청년들의 창업을 독려하고 산업의 발전과 더 나아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데 목적이 있음은 틀림없다. 하지만 만 39세라는 나이 제한은 또 하나의 규제라는 지적이다.
단순히 청년을 정의하는 기준의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규제들이 벤처업계 곳곳에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2년여 전 공유 차량 서비스를 제공했던 B사는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돌이켜보면 규제 혁신을 외치지 않았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부와 국회, 현장의 모든 참여자가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누군가에게 규제 혁신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와 같은 이유는 새로운 규제도 끊임없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과장도 아니다.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에서 '규제'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20대 국회가 발의한 법률안은 모두 901건이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같은 단어를 포함한 법률안이 모두 1122건 발의됐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남은 이번 20대 국회에선 더 많은 규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네거티브 규제전환, 즉 우선 허용·사후 규제 체계로 정책을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은 속도에 쏠렸다. 얼마나 빨리 시장에서 규제 전환을 체감하느냐다. 각종 규제에 막혀 시장 개척이 힘들었던 카풀 등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눈을 외부로 돌려보면 미국과 중국 등에선 유니콘 기업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호시탐탐 전세계 시장을 무대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그 배경엔 시장에 맡겨두는 정책이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일부 부작용이 있더라도 규제를 최소화해 경쟁을 유도해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규제의 틀을 벗고 시장 내 자율 경쟁을 통해 성장한 유니콘 기업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건설부동산 포럼]"부실 PF 분산·유동성 지원책 필요, 세제 혜택도 해법"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개발 사업 본PF 전환 '첫발'
- [디벨로퍼 리포트]일레븐건설, 주춤했던 외형 성장 다시 '기지개'
- [건설리포트]주택 키운 제일건설, '실적·재무' 두토끼 잡았다
- 서희건설, 오너 지배력 강화 '애플이엔씨·자사주' 투트랙
- [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우원개발, 부동산 개발업 재시동 '차입 활용' 속도
- 역대급 실적 '엠디엠그룹', 현금성 자산 4000억 웃돈다
- 우원개발, 원가율 부담 속 '재무통' 이사회 합류
- 'NPL 눈독' 스타리츠,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
-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 수장 '핀셋'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