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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시너지'…IB 역량 강화 [증권사 단기금융업 진출 1년]②DCM·ECM 딜소싱 연계…해외대체 투자 확대 자금줄 역할

전경진 기자공개 2018-12-04 12:51: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판매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발행어음 수탁금 덕분에 딜 인수사로 선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두 증권사는 대형 기관투자가나 마찬가지다. 인수 계약 체결로 조 단위의 자금을 보유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향후 국내 초대형 IB들의 해외 투자 역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보다 해외 딜에서 증권사의 자금 동원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IB로 성장하는 데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이 든든한 '뒷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발행어음, 기존 업무와 연계성 강화

한국투자증권이 투자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네오펙트가 지난 2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프리IPO 때 발행어음 수탁금을 활용해 3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네오펙트는 이익미실현 기업이지만 기술력을 무기로 시장에서 연구개발비 등을 지원 받아왔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네오펙트 프리IPO 참여를 계기로 상장 주관사로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발행어음 판매와 IB 업무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직접 투자 수익 뿐 아니라 8억원 상당의 인수 수수료 역시 취득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단기금융업 인가 후 그룹 전체적으로 강조했던 것이 기존 업무와의 시너지 효과였다"며 "실제 발행어음을 활용해 투자에 나설 때 다른 업무 영역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우선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시너지 효과는 회사채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이 대표적이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당초 해외에서 영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금리 문제로 국내로 발행지를 바꿨다. 이때 가장 부담이 됐던 것은 5000억원에 달하는 조달 규모였다. 시장에서는 국내 기관투자가 풀 안에서 보험사의 수천억원 단위 영구채가 완판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주관사 선정 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발행어음 수탁금으로 직접 영구채를 매입할 수 있는 증권사였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해상화재보험은 5000억원어치 자본을 사모채(3400억원)와 공모채(1600억원)로 쪼개 조달했는데, 사모채를 매입해 간 기관 중엔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있었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연계영업 사례가 아직은 많지 않지만 향후 초대형IB의 업무 패턴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 대체 투자 나선 초대형IB, 발행어음 효과 기대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수탁금을 활용해 해외 투자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텍사스주 가스발전 미드스트림(가공 및 운송) 사업에 4000만 달러(한화 약450억원)를 투자한 것이다. 이는 '솔트 크릭 미드스트림(Salt Creek Midstream)'사가 진행하고 있는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다.

또 지난 6월에는 영국 런던의 '70마크 레인' 빌딩을 매입하기도 했다. 총 3000억원에 빌딩을 인수하면서 약 2000억원가량을 발행어음 수탁금으로 직접 투자한 것이다. 나머지 1000억원가량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설정한 사무부동산투자신탁을 통해 총액 인수한 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인수후 재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해외 대체 투자에서의 성과를 내는 것도 3조원이 넘는 발행어음 수탁금을 보유하고 있는 영향이 크단 분석이 나온다. 해외 대체 투자에서 발행사가 인수사를 결정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자체 자금 동원력이기 때문이다.

가령 올해 시장의 가장 주목을 받았던 해외 딜은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LNG터미널 지분 투자였다. 덩케르크 LNG터미널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프랑스와 벨기에 전체 LNG 소비량의 20%를 담당한다. 삼성증권은 이 딜에 8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39.24%를 인수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컨소시엄(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을 구성하는 식으로 자금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인수사로 선정될 수 있었단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해외 대체 투자 딜에 참여하기 위해선 직접 투자 의사를 내비쳐야 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발행어음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초대형IB가 좀 더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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