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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악재' 초대형 IB, 모험자본 역할 '차질' [Adieu 2018]배당실수, 일감 몰아주기, 직원횡령…절반 이상 발행어음 인허가 '좌절'

피혜림 기자공개 2018-12-11 14:38:2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6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출범 1년을 맞았지만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삼성증권은 올해도 발행어음 인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찌감치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지난 5월 NH투자증권도 시장에 뛰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초대형 IB 중 절반 이상이 제약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9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인가는 국내 초대형 IB 탄생의 신호탄이었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연 2.3% 금리의 '퍼스트 발행어음' 출시 첫날에만 4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발행어음을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한 한국투자증권은 모험자본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독주는 올해 5월까지 이어졌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초대형 IB 조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 역시 발행어음 인가에 도전했지만 내부 이슈 탓에 하나둘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5월 NH투자증권의 인가로 발행어음 시장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연초까지만 해도 NH투자증권은 채용비리와 지주회사 지배구조 등의 내홍으로 인가가 지연됐다. 허가 직전인 올 4월에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후보자 사퇴 의사를 밝혀 대주주 적격요인 심사를 다시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지만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면서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해 일주일만에 6500억원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의 인가 이후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 2월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해 최대 규모 증권사로 자리잡은 미래에셋대우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인가 심사가 보류되기 때문에 향후에도 일정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증권 또한 오너 구속과 배당사고 등으로 연내 인가에 실패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발행어음 업무 인사에 대한 심사가 보류됐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발행어음 허가에 청신호가 켜진 듯 했으나 배당금 주문 오류 사건으로 좌절됐다. 지난 4월 우리사주에 대해 당초 계획했던 현금 배당이 아닌 주식배당을 하는 실수를 범해 논란이 일자 8월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철회했다. 이 사건으로 삼성증권은 2021년 1월 25일까지 신규사업을 인가받을 수 없게 된 상태다.

지난해 발행어음 인가를 자진 철회했던 KB증권 역시 직원 횡령 사고로 연내 허가에서 멀어졌다. KB증권은 합병된 현대증권이 2016년 5월 받았던 영업정지로 올 상반기까지 신규사업 진출에 제재가 있었다.

지난 6월 제재가 정식 해제돼 발행어음 인가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직원 횡령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KB증권은 직원이 고객 휴면계좌에서 수억원대 돈을 횡령한 사건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게 됐다. 다만 직원횡령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경징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이달 제재 심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발행어음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사건사고로 난항에 빠진 대형 증권사와 달리 중대형사는 몸집을 키워 초대형 IB를 위협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는 나란히 3조원대 자기자본을 맞췄다. 후발주자로 가세하게 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을 넘너 초대형 IB에 진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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