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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서 에쿼티로' 운용전략 새판짠다 [VC 격변기 문화콘텐츠]①수익성 한계 직면, 바이오 등 일반 벤처투자 비중 늘어

정강훈 기자공개 2018-12-13 10: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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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생태계에 양질의 자금이 쏟아지면서 벤처투자 시장은 초고속 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반면 벤처투자의 한 축을 담당했던 문화콘텐츠 투자는 낮은 운용 수익률과 부진한 출자 수요에 발목을 잡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키워낸 '방탄소년단'과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 콘텐츠 시장을 휩쓰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정책 구현과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비판을 받고 있는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보고 해법에 대해 고민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펀드를 운용하던 벤처캐피탈들이 새로운 운용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콘텐츠 투자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현행 운용 방식은 수익률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젝트 중심의 투자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대표펀드매니저 중 한 명인 노성규 수석심사역은 최근 만화콘텐츠 관련 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노 전 수석심사역은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인 '키움문화벤처제1호투자조합'과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키움문화벤처제2호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왔다.

해당 펀드들은 운용기간이 아직 남았기 때문에 대표펀드매니저를 교체했다. 펀드는 투자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운용인력이 변경되더라도 향후 운용에 별다른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키움인베스트먼트는 투자본부에 문화콘텐츠 전문 심사역이 한 명도 없게 됐다. 전문 심사역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를 신규로 조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기에 앞서 문화콘텐츠 투자 전략을 다시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영역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콘텐츠 투자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 투자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체 투자 중 바이오·의료 비중은 2016년 35.1%(159억원)에서 올해(10월 기준)는 53.3%(157억원)까지 높아졌다. 전체적인 수익률 관리를 위해서는 바이오를 제외한 업종의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내부적인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문화콘텐츠 투자 전략에 변화를 줄 것으로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프로젝트 투자보다 에쿼티(지분) 투자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운용한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들은 주로 프로젝트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졌으며, 주요 투자 대상은 영화, 공연, 음반 등이었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는 일반 벤처투자에 비해 회수 방법이 확실하고 회수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차익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펀드 수익률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모태펀드 등 공적자금을 기반으로 조성할 경우 주목적 투자 조건 때문에 수익률 관리는 더욱 어려운 편이다. 모태펀드 전체 수익률을 보더라도 문화콘텐츠 펀드들은 일반 벤처펀드들보다 수익률이 월등히 낮다. 모태펀드 출범 이후 일반 벤처펀드의 기간수익률은 8.71%인 반면 문화·영화·과기정통계정의 펀드들은 0.86%로 은행 이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키움인베스트먼트도 내부적으로 프로젝트 투자보다는 에쿼티 투자 중심으로 선회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에쿼티 투자 방식으로 글로벌 게임업체 휴즈, 웹툰 플랫폼업체 탑코(탑툰), 드라마제작사 빅토리콘텐츠 등 다양한 업체를 발굴한 경험이 있다. 특히 휴즈는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이들 포트폴리오는 문화콘텐츠 전문 심사역이 아닌 일반 심사역들이 발굴해낸 딜들이다. 만약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에쿼티 중심으로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면 꼭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를 만들 필요는 없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체적인 문화콘텐츠 투자 시장의 흐름과도 부합한다. 일반 벤처펀드와 문화콘텐츠 펀드들을 같이 운용했던 벤처캐피탈들은 점차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가 회사의 전체적인 펀드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탈들도 에쿼티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일반 벤처펀드 운용에 도전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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