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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발 ABCP 사태, 단기자금 시장 흔들다 [Adieu 2018]중국 CERCG·카타르QNB 여파, 수급 불안정 심화 시켜

피혜림 기자공개 2018-12-14 14:13:2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단기자금시장은 중국 에너지기업의 회사채 디폴트 사태와 터키발 중동지역 은행 부실 우려 등으로 요동쳤다. 해외 채권과 정기예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도마 위에 오르자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펼쳤다. 수요 부족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단기 금리 상승세가 계속됐다. 일부 기업은 단기조달 대신 회사채 발행을 택하기도 했다.

지난 5월 29일 NICE신용평가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이 보증한 채권(1억 5000만달러)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금정제십이차(ABCP, 1650억원)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C로 하향조정했다. 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한 동시에 CERCG가 보증한 달러화 채권(3억 5000만달러)이 만기 상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정제십이차는 등급평정 20여일 만에 '적기상환능력 우수'에서 '적기상환능력 의문'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떨어졌다.

해당 ABCP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커지자 단기자금 시장은 위축됐다. 전단채펀드 등 단기금융시장 투자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사태가 터진 후 이틀 동안 중국 CERCG ABCP에 투자한 KTB자산운용의 전단채펀드에서만 1400여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이 이어졌다.

8월 말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 ABCP 사태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터키발(發)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카타르까지 번지면서 QNB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가 시장에서 매각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벤트성 사건처럼 여겨졌던 CERCG 사태와 달리 카타르 ABCP 사태는 10조원이 넘는 규모 탓에 시장에 큰 파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당시 시장에 풀린 카타르 은행 정기예금 ABCP 물량은 총 11조 2000억원이었다. 한국투자·BNK·삼성·교보악사·KB·KTB·DB·HDC·하나·UBS·알파에셋·흥국운용 등이 해당 ABCP를 MMF에 편입했다. 미래에셋·키움·신한·BNPP·유진·멀티에셋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관련 자산을 보유했던 셈이다.

터키발 악재는 머니마켓펀드(MMF)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 카타르 정부의 지원 가능 수준과 은행 신용등급 등을 고려했을 때 상환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지만 시장은 '돈줄'이 막힌데 따른 연쇄적 자금 경색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해당 ABCP를 담은 MMF에서 펀드런이 시작되자 8월 중순 130조원 규모까지 급증했던 MMF 순자산총액은 9월에 이르러 92조원까지 떨어졌다. 하루 동안에만 3조 527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잇따른 해외발 ABCP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은 수급불균형이 심화됐다. 발행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요 탓에 기업어음(CP) 등 단기물 금리 또한 올라갔다. 환매 정지로 CP나 전단채 등을 받아줄 곳이 많지 않다보니 3개월물 CP 금리는 20bp 가까이 급증했다.

단기금융시장 금리가 출렁이자 공모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늘었다. 당초 코리아세븐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등은 단기차입을 이어왔으나 단기물 금리 변동성 등으로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공모채를 택했다. 장기물 발행에 몰리다보니 지난 10월에는 덩달아 회사채 금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단기자금 시장의 불안정성을 회복할 관건으로 MMF 자금 회복을 제시한다. 다만 현재 MMF 역시 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 단기간 내 복구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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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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