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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계열분리 '불씨' 정말 꺼졌나 이서현 복지재단 이동에 '설왕설래'…이부진 등 계열사 보유 지분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12-14 08:31:43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올해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를 두고 재계에서는 총수일가 남매간 계열분리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의류 사업을 떼어갈 가능성이 오랜 기간 거론됐던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이동하면서다.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읽혔다.

정작 이부진·서현 자매가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탄탄한 지배력을 갖춘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남매간 지분을 배제하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은 여전히 약하다. 향후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정리를 단행할 경우 남매간 계열분리 이슈는 재차 고개를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그룹은 지난 6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삼성그룹 패션 부문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았다. 제일모직 패션연구소에서 시작해 부사장, 경영기획담당 사장을 거쳤고 현 자리까지 올랐다. 그런 이 사장의 복지재단으로 이동은 특별한 사유가 담긴 것처럼 보였다.

기본적으로 재계에서는 이재용·부진·서현 남매간 계열분리 가능성이 오랜 기간 거론돼왔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제조 계열사를 가져가고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등 서비스업종, 이서현 사장은 패션과 광고부문 사업을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이들 남매가 삼성그룹 내에서 이 같은 사업군을 각각 진두지휘하며 경영일선을 누벼왔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복지재단으로 갑작스럽게 이동하자 재계에서 가장 먼저 나온 관측 역시 계열분리와 맞닿았다. 계열분리 가능성을 잠재우고 이 부회장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실시한 인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장의 자리 이동만으로 이 같은 해석을 붙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사장이 보유 중인 그룹 계열사 지분 등을 봤을 때다. 무엇보다 삼성물산, 그리고 향후 총수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확대에 '키'가 될 수도 있는 삼성SDS에서 이 사장의 주주로서 입지가 상당하다. 이부진 사장 역시 이 사장과 비슷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없이는 이 부회장 지배력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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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 지주사격 기업으로 발돋움한 상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아직 실현하지 않았지만, 올해 순환출자 고리까지 모두 끊으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섰다. 삼성그룹은 향후 어떤 방식의 지배구조 재편을 단행하더라도 삼성물산을 최상단에 올린 밑그림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 부회장 외에 이부진·서현 사장도 삼성물산 지분을 상당수 확보 중이다. 제일모직과 합병을 거쳐 이들의 삼성물산 지배력은 크게 늘었다. 이들 자매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각각 5.47%, 총 10.9%다. 이 부회장 보유 지분 17.08%와 나머지 이건희 회장 등 지분(2.84%)을 모두 합하면 삼성그룹 총수일가의 삼성물산 지배지분은 31.2% 남짓이다. 이부진·서현 자매의 지분(10,9%)을 배제하면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배력도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부진·서현 사장 경우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을 언젠가 매도해야 할 수도 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라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 강화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삼성그룹 총수일가는 삼성물산 보유 지분을 20% 미만까지 낮춰야 할 수도 있다. 이부진·서현 사장 지분(10.9%)을 해소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들이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은 13일 기준 2조3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를 실탄으로 활용해 특정 사업을 가져가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일이다. 단순하게 이 부회장 지배력만 강화해주는 선에서 지배구조 정리 절차를 마칠 가능성은 낮다. 이서현 사장은 비록 복지재단으로 이동했지만 이를 삼성그룹의 계열분리 불씨를 완전히 꺼뜨린 행보로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삼성전자 지배력 확대를 위해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는 삼성SDS에서도 이부진·서현 사장의 주주로서 입지가 상당하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이 부회장이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자매는 각각 3.9%, 총 7.8%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을 단행할 경우 지분 스왑을 통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 자매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이 없이는 삼성전자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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