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B에서 PE대표로…포부는 '투자 홈런왕' [thebell interview] 이승호 워터베어캐피탈 대표
이충희 기자공개 2019-01-02 09:12: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이브 루스와 스즈키 이치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전설들이다. 루스는 영원한 홈런타자, 이치로는 타격 천재로 불리며 야구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두 선수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타자지만 투수들에게는 모두 공포의 대상임에 틀림이 없었다.야구와 타자는 종종 인생에 비유된다. 홈런왕과 안타제조기 두 유형 타자를 두고 자신의 삶의 스타일에 빗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비유는 최근 한국의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투자 스타일은 어려운 공이 오더라도 무조건 안타를 때려내는 타격 천재 유형과 조금 다릅니다. 내가 원하는 공이 올때를 기다려 베이브 루스처럼 멋지게 홈런치고 나가자는 게 회사 투자 철학이에요. 헤지펀드 운용사를 차리지 않고 PE 하우스를 설립한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26일 더벨과 만난 이승호 워터베어캐피탈 공동대표는 올 연말 PE(Private Equity)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나금융투자 스타 프라이빗뱅커(PB) 출신인 그는 헤지펀드 운용사를 창업한 선배들의 뒤를 따르지 않고 PE하우스 설립을 택했다. 증권사 리테일 출신이 PE를 창업한 사례는 그간 한국 금융투자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는 "증권사 PB센터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 헤지펀드들은 매일 같이 좋은 수익률을 내야 시장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을 수 있다"며 "투자한 기업과 장기간 호흡하며 기업 밸류를 높여나가는 우리의 스타일은 PE 쪽에 좀더 가깝다고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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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베어캐피탈에 모인 다른 구성원들은 PE 하우스를 차리는데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김경래 공동대표는 삼일회계법인 FAS팀과 하나금융투자 PE사업부를 거쳐 직전까지 H&CK파트너스에 몸담았다. 양동준 부장은 삼일회계법인 M&A팀을 거쳐 최근까지 중국 상하이에 있는 GM 지역본부에 재직했다. 내년 초에는 외국계 컨설팅기업과 국내 IT 대기업 출신 등이 추가 합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증권사 리테일, PE, 해외 대기업, 컨설팅 회사 등 다양한 업권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들로 조직이 구성됐다. 다른 PE보다 훨씬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게 우리의 장점"이라며 "다양한 영역에서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하고 컨설팅 역할까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이 대표가 하나금융투자 Club1 센터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는 초기 워터베어캐피탈이 안착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Club1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견기업 오너 등 초고액자산가들이 거래하는 PB센터다. 과거 이 대표의 고객이었던 자산가나 법인들은 워터베어캐피탈의 펀드 출자자로, 혹은 투자 대상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워터베어캐피탈의 단기 목표는 내년 상반기 중 1호 프로젝트 펀드를 설정하는 것이다. 첫 펀드는 올드 인더스트리와 뉴 인더스트리를 융합하는 시도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매출 기반은 탄탄하지만 미래 성장성은 떨어지는 회사를 찾아 투자하고 새 성장 동력을 제공해 주는 방식으로 컨설팅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 중 수차례 "'뉴 챔피언 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누구나 알만한 기업이지만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곳에 새 동력을 제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런 회사가 미래 성장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해 협력하면 기존 산업 지형도를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 워터베어는 영하 273℃, 영상 151℃에서도 생존하는 '완보동물'에서 따왔다. 이 대표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생명체인 워터베어는 외부에서 유용한 DNA를 받아들여 극한에서도 생존한다"면서 "우리 회사는 좋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진보해가는 100년 가는 투자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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