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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TRS, 개인대출로 보기 어렵다 발행어음 북 통해 사모사채 인수…키스아이비제16차, 신용보강 확약

양정우 기자공개 2019-01-15 08:45:00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1일 1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키스아이비제16차(이하 키스제16차)'에 어떻게 자금을 넣게 됐을까. 직접 여신을 제공한 게 아니라 신용보강 확약에 따른 사모사채를 인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보강 트리거가 발동돼 자금이 투입된 만큼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개인대출로 연결짓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국증권은 키스제16차를 통해 최 회장에 여신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키스제16차(SPC)를 주관한 건 지난 2017년 중순이다. 키스제16차(총수익매도자)는 최태원 회장(총수익매수자)과 SK실트론 지분 19.4%를 기초자산으로 총수익스와프(TRS)를 체결한 구조화증권이었다.

금융 당국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북(Book)으로 키스제16차에 투자한 것에 대해 결국 최 회장에게 대출을 벌였다고 평가한다. TRS 계약에 따라 SK실트론 지분에 대한 위험과 기회는 모두 최 회장에게 귀속된다. 대신 키스제16차는 최 회장에게 확정수익을 지급받는다. 이런 구조에 따라 한국증권이 사실상 여신을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이 자금을 투입하게 된 계기다. 본래 키스제16차가 SK실트론 지분을 사려고 마련한 조달 루트는 전자단기사채(ABSTB)였다. 2000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찍어내 TRS의 만기인 5년 간 롤오버(월물교체)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이 전단채는 물론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소화될 예정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국증권의 자금이 키스제16차로 흘러갈 이유는 없던 셈이다.

하지만 전단채의 발행과 차환이 반복되는 롤오버 과정에서 차질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보강 트리거가 발동된 것이다. 키스제16차는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보강을 통해 'A1' 등급을 확보했다. 기발행 전단채의 상환이 꼬이면 키스제16차의 사모사채를 한국증권이 매입하는 확약이었다. 결국 전단채의 롤오버가 막히자 키스제16차는 한국증권을 상대로 사모사채를 발행해 기존 전단채의 만기에 대응했다.

시장 관계자는 "업계엔 키스제16차가 한국투자증권의 여신을 토대로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구조를 따져보면 한국증권은 신용보강 확약에 따라 사모사채를 인수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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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키스제16차에 여신을 제공하거나 애당초 계획된 전단채를 인수한 게 아니라면 금융 당국의 철퇴는 억울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전단채의 롤오버만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한국증권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딜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한국증권의 발행어음 재원이 최태원 회장으로 흘러가는 큰 그림이 아닌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전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에 대한 제재 결정을 다시 연기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한국증권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두고 오후 11시경까지 심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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