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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제재 논란…'키스제16차' 딜 구조는? 2000억원 규모 전단채, 1~20회 롤오버…발행어음 재원, 사모사채 인수

양정우 기자공개 2019-01-15 09:00:00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4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논란의 핵심인 '키스아이비제16차(이하 키스제16차)'의 딜 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이 구조화증권의 구체적 자금 흐름에 따라 금융 당국의 제재 결정이 당위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은 키스제16차를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사실상 여신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키스제16차(SPC)는 SK실트론 보통주 19.4%(1299만5000주)를 유동화하기 위해 설계된 구조화증권이다. 유동화 방식은 전자단기사채(ABSTB)였다. 2000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찍어내 발행 대금으로 SK실트론 지분을 사는 구조였다.

이 SPC는 다른 구조화증권과 다르게 특이한 계약이 걸려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것. 키스제16차와 최 회장은 각각 총수익매도자, 총수익매수자로서 SK실트론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TRS를 체결했다.

신용파생상품인 TRS는 총수익매도자(SPC)가 기초자산을 보유하지만 자산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기회는 총수익매수자에게 귀속된다. 대신 매도자는 매수자에게 확정수익을 지급받는 구조다. TRS 계약은 만기 때 모든 수익과 손실을 정산하게 된다. 키스제16차의 TRS 계약은 5년이 만기였다.

이런 TRS 구조 때문에 총수익매수자는 사실상 총수익매도자를 통해 기초자산을 우회적으로 취득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키스제16차의 경우에도 수익과 손실 일체가 최태원 회장에게 귀속되는 만큼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실질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키스제16차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전단채는 총 20회까지 발행이 예정돼 있다. TRS의 계약 기간인 5년에 맞춰 3개월 미만의 전단채를 총 20번 롤오버하는 구조다. 롤오버는 '신규 발행→상환→재발행'을 반복하는 원물교체를 뜻한다. 제1회 전단채는 지난 2017년 8월 발행됐고, 마지막인 제20회 전단채는 발행일과 만기일이 2022년 5월, 8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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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SPC가 찍어낼 전단채는 판매를 위해 신용보강이 필요했다. SK실트론 TRS 계약의 정산과 1~20회 전단채의 상환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화자산의 현금흐름 불확실성과 '유동화자산-유동화증권' 간 만기불일치의 위험이 존재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AA0)이 신용보강을 맡았다. 이들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키스제16차가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한국투자증권이 이 채권을 매입하기로 확약했다.

2회와 3회 전단채의 롤오버 과정에서 스텝이 꼬인 것으로 파악된다. 끝내 신용보강이 발동되는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결국 키스제16차는 전단채를 포기하는 동시에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한국증권은 발행어음 북(Book)으로 사모사채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이 표면적으로는 키스제16차에 투자했으나 실질적으로 최 회장에 대해 개인 대출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징계 여부를 확정하는 제재심의위원회는 일단 최종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구조화증권을 다루는 실무 일선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억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구체적인 구조를 따져보면 한국증권은 신용보강 확약에 따라 사모사채를 인수했다. 애당초 발행어음 재원이 최 회장 쪽으로 흘러가는 구도가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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