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반대 ISS의 원신보, 블랙록에 있다 [이해욱 시대 연 대림그룹]2017년 여름부터 근무, 아시아지역 투자 활동 관여…강성부 대표와 연세대 동문
김경태 기자공개 2019-01-16 10:30:36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5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랙록(Black Rock)이 대림산업의 지분을 '기습 매집'한 가운데,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서 반대 보고서를 낸 한국계 인물이 블랙록에 둥지를 틀어 주목된다. 그간 블랙록의 투자 성향을 고려할 때 대림산업을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주주총회 등에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해 대림산업의 경영상 부담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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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블랙록의 아시아지역 투자 활동 중 위임투표(proxy voting), 주주 관여활동(engagement activities)등을 담당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을 맡는 만큼, 이번 대림산업 투자와 관련한 내부 논의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원 디렉터의 존재가 눈길을 끄는 것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ISS에서 반대 리포트를 냈었기 때문이다. 그는 ISS에서 한국리서치 헤드를 맡고 있었는데 크리스 체르니치(Chris Cernich) ISS 글로벌리서치 부회장, 넬슨 세라치(Nelson Seraci) ISS M&A 및 의결권경쟁 리서치 부사장 등 2인과 함께 'ISS의 특별 분석 보고서(ISS Sepcial Situations Research)'를 작성했다.
△삼성물산은 저평가되고 제일모직은 고평가된 시점에서 합병이 결정된 점 △삼성그룹이 의도하는 두 회사 간 합병의 시너지 효과는 삼성물산 저평가에 따른 주주 손해의 보상이 안된다는 점 등을 내세워 합병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다. 당시 재계와 금융권의 큰 관심을 끌었고, 삼성그룹과 국민연금의 반대편에 있던 엘리엇(Elliott)의 '공격 논리'로 활용되기도 했다.
원 디렉터는 삼성물산 합병 이후에도 ISS에서 지속적으로 한국리서치 헤드를 맡았다. 또 2015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아시아 엑스 재팬(Asia ex-Japan) 리서치 헤드를 담당하기도 했다. 일본을 제외한 한국, 홍콩, 중국, 인도, 싱가포르, 타이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14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년 5000개 이상의 회사에 관한 분석과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그가 블랙록으로 이직한 배경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간 지속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기업들을 담당했고, 블랙록에서도 유사한 업무를 맡고 있다. 향후 대림산업과 관련한 블랙록의 행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블랙록은 장기 투자를 주로 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5년 주총 의결권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편했고,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이사 재선임을 반대하는 등 의견을 적극 개진하기도 한다. 실제 작년 8월 말 블랙록 산하 펀드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 대신 독립적인 경영인을 내세워야 한다는 일부 주주의 제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사의 신규 선임 및 재선임 안건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림산업으로서는 블랙록의 행보를 주시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블랙록이 지분 매입 사실을 알린 적도 없고, 접촉도 없었다"며 "장기 투자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 디렉터가 한진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와 동문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원 디렉터는 대학원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버클리 캠퍼스) 하스경영대학을 나왔는데, 대학교는 국내에서 다녔다. 1993년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1998년 졸업했다. 강 대표 역시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1999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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