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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역사, SM그룹 피인수 뒤 새생명 얻어 ⑤자금난 신음하다 새주인 만나 기사회생

진현우 기자공개 2019-02-11 07:57:0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산본역사는 외환위기(IMF) 여파로 국내 경제가 시름했던 1997년 11월 탄생했다. 공사비 약 222억원이 투입된 산본역사는 연면적 3만8607㎡ 규모의 지하1층, 지상4층 건물로 지역 최대 쇼핑몰로 자리매김했다. 점용 허가기간은 2027년 11월까지로 설정됐다.

㈜산본역사는 민자역사 개발붐에 힘입어 호기롭게 분양사업에 나섰지만, 외환위기로 꽁꽁 얼어붙은 내수 시장을 극복하지 못해 사업 초기부터 경영난에 휘청거렸다. 2005년 ㈜뉴코아 입점에 따른 임대보증금으로 그간의 복잡한 채무관계를 청산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형 임차인이었던 ㈜뉴코아가 근저당권을 행사하면서 민자역사 건물이 법원 공매에 넘어가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뉴코아는 ㈜산본역사가 2004년 분양업체였던 마이티산업개발과 체결한 사용수익권 양수도 계약으로 인해 민자역사 관리권을 제대로 양도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근저당권을 행사했다.

이후 사기분양 오명까지 뒤집어쓴 ㈜산본역사는 2002년부터 재무제표 감사결과가 줄곧 ‘의견거절'일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였다. 기업존립이 불가능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망가진 ㈜산본역사는 결국 주주였던 한국철도공사가 2011년 3월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재기의 희망을 품게 됐다.

◇ 태생부터 자금경색 시달려, 2012년 채무 재조정 성공… 인가후 M&A ‘전제조건'

㈜산본역사는 회사가 설립된 1997년부터 2010년까지 한 차례의 영업이익도 내지 못했다. 14년째 적자를 면치 못했던 회사 사정은 재무상태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산본역사는 2010년 결손금만 289억원에 달할 정도로 업계에선 회복 불능의 상태로 여겨졌다.

다만 채무자 회사는 2012년 자체적으로 마련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는데 성공했다. 회생담보권과 회사가 채권으로 인정한 임대차보증금은 100% 현금변제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산본역사의 회생채무액은 총 261억2926만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수원지방법원은 ㈜산본역사가 채무를 재조정하는 것만으로 영업력을 회복할 것이라 판단하지 않았다. 이같은 이유로 회생계획안에는 공개경쟁입찰에 따른 기업 매각이 인가 전제조건으로 포함돼 있었다. ㈜산본역사는 조기 경영정상화와 원활한 채권 변제를 위해 인가후 M&A를 준비했다.

◇ SM그룹, 매각금액 우위 점해… 입찰공고부터 SPA 체결까지 ‘단 4개월'

㈜산본역사는 삼일회계법인에 매각주관 맨데이트를 부여해 2013년 1월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예비입찰엔 삼라마이다스(SM) 그룹과 이랜드그룹을 포함해 다수의 원매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당초 업계에선 산본역사에 입점해 있는 뉴코아백화점과의 시너지효과를 감안해 이랜드그룹이 인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유통업 진출을 목표로 인수경쟁에 뛰어든 SM그룹이 308억원의 높은 인수금을 비딩하며 본입찰에서 우선협상권을 획득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M그룹은 2주간의 상세실사를 마치고 2013년 4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M그룹의 계열회사였던 티케이케미칼과 하이플러스카드는 ㈜산본역사가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지분을 각각 67.38%, 32.62%를 획득했다. ㈜산본역사는 당해 연도에 회생절차 종결결정을 받고 정상 기업으로 복귀했다.

◇ ㈜산본역사, 흡수합병과 M&A 주도… 외형확대·사업다각화 성과 이뤄내

SM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산본역사는 그룹 계열사였던 성우종합건설과 에이스트랙을 흡수합병하며 외형 확대는 물론 사업다각화도 이뤄냈다는 평가다. 특히 임대사업에 국한된 민자역사의 사업 한계성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SM그룹이 ㈜산본역사를 흡수합병 주체로 앞세운 이유는 유관업종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려는 일종의 PMI(인수 후 통합작업) 전략으로 판단된다. ㈜산본역사는 사업재편 효과로 수익창출 구조를 다변화하는데 성공했다. 2017년엔 제주칸트리구락부(제주CC)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절차를 밟던 강남구 역삼동 파고다호텔을 인수하는 주체로 나서기도 했다.

㈜산본역사는 SM그룹이 인수한 2013년부터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듬해엔 영업이익 11억6700만원, 당기순이익 24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 대금이 회사 계좌로 들어오면서 그간 마이너스를 가리켰던 자본 총계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물론 계열사 간 흡수합병은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SM그룹의 전사적 목적이 가장 크게 맞닿아 있다. 1988년 삼라건설을 모태로 성장해 온 SM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온 중견기업이다. 특히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 우량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산본역사
산본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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