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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필리핀은행과 채무조정 성공할까 산은 "1~2개 쟁점 남아"…조만간 협상 타결 전망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9-02-15 08:04:2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 여파로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에 빠졌다. 수빅조선소의 필리핀 현지은행에 대한 한진중공업 보증채무가 현실화된 탓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출자전환을 통한 자본잠식 해소 등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우선 한진중공업 보증채무에 대한 출자전환 등 채무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 때문에 필리핀 현지은행과의 채무조정 협상이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필리핀 현지은행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 작업도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13일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산업은행은 필리핀 현지은행과 한진중공업 보증채무에 대한 출자전환 등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면 한진중공업은 필리핀법원에 수빅조선소 회생계획안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출자전환 등 채무조정과 관련해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 막바지에 있다"며 "현재 1~2개 쟁점에 대한 합의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8일 필리핀 올룽가포 법원에 수빅조선소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같은달 14일 기업회생절차를 인가받았다. 이후 산업은행·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회생을 위해 필리핀 현지은행과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채무조정 협상을 해왔다. 수빅조선소 채무 중에서 7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30%는 향후 분할상환하는 방안이다.

채무조정안의 핵심은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필리핀 현지은행의 한진중공업 본사에 대한 보증채무를 완전해소한다는 것. 하지만 양측은 최근까지 채무조정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한진중공업에 대지급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보증채무가 발생한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수빅조선소에 대한 계속기업가치가 없다고 판단, 수빅조선소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산업은행은 필리핀 현지은행과 채무조정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채무조정 협상은 수빅조선소 채무에서 한진중공업 본사의 보증채무로 바뀌면서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출자전환시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취득하는 주식이 한진중공업 본사이기 때문이다. 휴지조각으로 변한 수빅조선소 주식과 비교할 대 한진중공업 주식의 가치가 더 높은 탓이다. 이번 채무조정안에 합의하면 필리핀 현지은행들은 한진중공업의 새로운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면,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채무조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국내 채권단이 출자전환에 나서더라도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다"며 "필리핀 현지은행의 결단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안팎에선 이르면 주말 또는 다음주 초께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 보증채무에 대한 구체적인 채무조정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수빅조선소 채무조정안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이 타결되도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의 원인이 된 수빅조선소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다만 필리핀법원의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진중공업과 수빅조선소 간 단절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빅조선소에 대한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필리핀 현지법원의 판단에 따라 (수빅조선소의) 청산 여부가 결정되거나 매각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던 한진중공업 본사와 수빅조선소의 연결 고리가 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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