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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값보다 재고가 더 걱정 [Company Watch]수급 악화로 재고자산 7조→12조…손실인식만 7400억 달해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9-03-08 08:15:0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7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를 두고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더 큰 문제는 재고자산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수요처였던 미국과 중국 등 서버업체들이 주문량을 대폭 줄이면서 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재차 살아나 재고자산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굴기와 D램 및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 추세 등을 볼 때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해소가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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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8년 말 별도기준 12조4410억원에 달하는 재고자산을 쌓아두고 있다. 전년 말 재고자산이 7조8371억원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불과 1년새 5조원 가까운 재고 자산이 쌓였다.

재고자산 내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반제품 및 재공품 재고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해당 부문 재고자산은 8조3283억원으로 전년 말 4조5126억원 대비 두 배 가깝게 늘었다. 이 기간 원재료 및 저장품은 1조5240억원으로 전년 보다 오히려 줄었다. 제품 및 상품은 3조453억원 가량으로 같은 기간 늘어나기는 했지만 증가 액수는 8578억원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반제품 및 재공품 재고자산 대부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들어 전방업체들의 납품 시기 조율로 인해 만들어둔 반도체 부품을 재고로 쌓아둘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글로벌 굴지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속해나가 반도체 수요가 탄탄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IT 기업 상당수가 반도체 주문 시기 조율에 돌입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에 두고 이뤄진 일이다. 가격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납품처들의 수요 조정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17조5700억원 대비 약 38.5% 가량 줄었다. 증권사들이 크게 낮춰 내다봤던 13조4000억원대 영업이익도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주요 납품처인 아마존이 지난해 4분기 반도체 구매를 일부 취소해 비롯된 일이다.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난 핵심 원인이다.

재고자산 확대는 대규모 평가손실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7395억원을 인식했다. 전년도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630억원에 불과했다. 반도체 생산 원가보다 가격이 낮아져 대규모 손실 인식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올해도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규모는 그만큼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재고자산도 빠르게 줄여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등 시대가 서둘러 열리지 않는 이상 반도체 수요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기에 세계 D램 등 반도체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고자산을 밀어내기 위해 가격 경쟁까지 벌이게 되면 이익 측면에서 양쪽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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