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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 하반기에 본격화되나 금감원, 삼성생명 종합검사 시기 조율…삼성전자 지분 해소 압박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9-03-14 13:11: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하반기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 종합검사를 올 하반기 진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초 올 상반기 내에 서둘러 이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금감원은 업계 시선을 고려해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

금감원 종합검사 항목에는 지배구조 적정성도 포함돼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가 삼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생명 종합검사 시기를 올 하반기로 잡았다. 애초 상반기 내에 이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금감원과 삼성생명이 마찰음을 내고 있던 가운데 검사를 서둘러 단행하면 업계에서 부정적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기를 미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반기에 진행하려던 삼성생명 종합검사 일정은 하반기로 미뤘다"며 "업계 시선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금감원은 지난해 8월 즉시연금 문제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삼성생명은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가입자 A 씨를 상대로 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지급 의무가 있다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금리 인하로 연금이 줄어들자 상품 가입시 들었던 설명과 다르다며 부족분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금감원은 앞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민원이 합리적이라며 A 씨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A 씨와 같은 상품을 가입한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덜 지급한 연금을 돌려주라고 삼성생명에 권고했다. 삼성생명은 A 씨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며 금감원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정면충돌'을 선택했다.

이후 업계에선 삼성생명이 올해 금감원의 종합검사 첫 타깃이 될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A 씨 사례는 금감원이 삼성생명에 금융상품 불완전판매가 더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린 근거가 됐을 것"이라며 "종합검사를 통해 관련 문제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하반기로 종합검사 시기를 조율하면서 조사 범위와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순 상품 판매 이슈보다 지배구조 등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금감원의 종합검사 평가항목에 감독목표 이행 여부, 내부통제, 재무건전성, 소비자보호 실태 등 금융 본연의 감독 부문뿐 아니라 지배구조 적정성 역시 포함돼 있다.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권고 등을 통해 재편을 유도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해소해야 한다는 업계 지적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고객들로부터 예치한 자금을 삼성 지배구조 방어 수단에 활용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해 있었다.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기도 하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상당수를 해소해야 하고,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삼성생명의 지배구조 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오고 있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하는 문제는 법률이 개정되면 강제적으로 하게 되는데 회사가 그전에 방안을 스스로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삼성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온 인사다. 강력한 재벌개혁 소신을 가진 학자 출신인 그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뿐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증권 문제 등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2년여 전 폐지됐던 종합검사를 부활시킨 것도 바로 윤 원장이다. 삼성생명 종합검사가 시작되면 금감원이 삼성 지배구조를 파헤치는데도 힘을 쏟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편 삼성생명에 대한 금감원 종합검사가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부활한 종합검사 '첫 타깃'은 다른 보험사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상반기 내에 다른 보험사의 종합검사 일정을 잡아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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