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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앤리퍼블릭, '판빙빙 리스크'에 성장 급제동 4분기 영업적자 전환…3대주주 머스트운용, 이례적 손절매

이충희 기자공개 2019-03-15 13:11: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4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최근 수년 간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해온 '에프앤리퍼블릭'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현지 광고 모델로 기용하던 중국 톱스타 판빙빙이 지난해 탈세 의혹을 받으면서 현지 마케팅에 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3대주주인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례적으로 에프앤리퍼블릭 주식을 손절매 하기 시작해 자산운용업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2~3개월 간 에프앤리퍼블릭 주식 89만여주를 순차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프앤리퍼블릭 3대 주주에 올라 있는 머스트운용의 지분율은 7.10%에서 5.84%까지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 머스트자산운용의 에프앤리퍼블릭 주식 매수는 여의도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큰 관심사였다. 머스트운용은 최근 10년 동안 운용 펀드가 10배 수익을 실현하는 등 업계에서도 주식 고수로 통하는 하우스다. 장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평균 10% 가량 수익률을 내면서 최근 머스트운용 보유 종목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였다.

머스트운용이 집중 매수한 에프앤리퍼블릭은 지난해 매출액이 설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사세가 급성장하고 있었다. 2014년 매출액 230억원, 영업이익 5억원이었지만 5년 사이 외형이 5배 가까이 커지고 수익성도 훨씬 높아졌다. 중국에서 독점 유통·판매하는 제이준코스메틱 기초 화장품과 마스크팩 등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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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머스트운용의 기대와는 반대로 에프앤리퍼블릭 주가는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머스트운용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주당 평균 2500원 안팎에서 주식을 사모았지만 최근 주가는 2000원 아래에 형성돼 있다. 이번 주식 처분으로 머스트운용은 20~25%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관측된다.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는 "머스트운용은 지난 10년간 투자했던 대부분 종목에서 수익을 실현해 주식 꾼들 사이에서도 선수로 통한다"면서도 "이번 에프앤리퍼블릭 같은 손절매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주식고수 머스트운용이 에프앤리퍼블릭 지분을 처분하기 시작한 이유는 판빙빙 이슈로부터 비롯됐다. 에프앤리퍼블릭의 현지 광고 모델이었던 판빙빙은 작년 7월 세금 탈루 의혹에 휩싸이면서 연예계 활동이 올스톱됐다. 당시 해외 이주설, 납치설 같은 각종 구설수에 올랐고 에프앤리퍼블릭 매출도 큰폭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심의섭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예상치 못한 이슈로 마케팅에 큰 차질이 발생하자 하반기부터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면서 "4분기에는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면서 연간 수익성이 다소 하락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급락한 화장품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올초부터 의류 브랜드 유통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에프앤리퍼블릭은 국내 연예인들이 즐겨 입었던 트레이닝복 브랜드 '널디(NERDY)'를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기로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간 매출 급성장을 이끌었던 마스크팩 등 코스메틱 사업처럼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서 이미지가 좋지만 의류 쪽은 그만큼의 폭발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화장품 매출 성장이 일단 꺾인데다 의류 브랜드까지 유통하기로 해 수익성은 좀 더 하락할 수도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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