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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스틸, 480억 증자 불구 신용도 제자리 [Junk Bond Issuer]250억 RCPS 3년뒤 상환 우려…사실상 고이율 차입금 해석

이경주 기자공개 2019-06-13 14:48:56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1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스틸이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로 480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했지만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25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사실상 고이율 차입금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질적인 재무개선 폭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기평·나신평, 증자불구 등급 유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2019년 정기평가를 통해 아주스틸 신용등급을 BB-(안정적)로 평가했다. 두 신평사 모두 기존과 같은 등급과 아웃룩을 유지했다.

아주스틸이 정기평가 직전 488억원 규모 프리IPO를 단행했지만 신용도 변화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아주스틸은 올 3월 238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와 250억원 규모 RCPS를 발행했다. CPS는 SI(전략적투자자)인 일본 대형 종합상사 카네마츠(Kanematsu)가, RCPS는 FI(재무적 투자자)인 크로마월드가 전량 인수했다. 크로마월드는 한국산업은행 PE부문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자산 대비 규모가 상당했던 프리IPO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아주스틸 자산총계는 연결기준 2784억원이다. 프리IPO 규모는 자산총계의 18% 수준이다.

아주스틸 실적 및 재무

◇RCPS, 이익 기준치 미달 시 상환청구 가능

신평사들이 신용도 주목한 부분은 RCPS에 있다. RCPS는 아주스틸과 같은 비상장사가 택하는 한국회계기준(K-GAAP) 상에선 자본이 된다. 때문에 이번 RCPS로 인해 아주스틸 재무상태는 표면적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평사들은 이를 그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RCPS에 3년 뒤부터 인수자가 특정 상황이 되면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기 때문이다. △발행일로부터 3년 뒤가 되는 날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상장 요건을 갖췄음에도 상장기한 6개월 전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2021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EBITDA 4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등 특별상환청구가 가능하다. 이 때 인수자에게 보장되는 수익률은 IRR(내부수익률) 8%다. 원금에 IRR 8%가 더해진다.

요약하면 아주스틸은 2022년 3월에 무조건 IPO를 추진해야 하고, 1년 전에는 연간 EBITDA가 400억원을 넘어야 특별상환청구를 피할 수 있다.

◇EBITDA 400억 힘겨워…상환 위험 상시 노출

문제는 이익 요건이다. IPO를 한다고 해도 EBITDA 요건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아주스틸은 최근 3년(2016~2018년) 평균 연결기준 EBITDA 208억원이다. 게다가 점차 악화되는 추세에 있다. 16년 227억원에서 17년 217억원, 지난해 180억원으로까지 줄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이유다.

아주스틸은 컬러강판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필요한 컬러강판 소재를 아주스틸이 공급한다. 다만 시장 지위가 열위하다. 지난해 컬러강판 생산능력이 150천톤으로 7위다. 1위인 동국제강(717천톤)과 2위 동부인천스틸(485천톤) 등 선두권과 격차가 크다.

국내 컬러강판 생산능력

최근 수년 동안 선두권 회사들이 증설에 나서면서 아주스틸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안그래도 규모의 경제와 가격협상권에서 선두권에 밀리고 있는데 시장 수요 대비 공급량까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주스틸 역시 2017~2018년 대규모 증설(약 200억원)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눈에 띄는 이익개선은 힘들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신규공장은 초기 저효율로 오히려 단기 수익성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2021년 EBITDA 400억원 달성은 현실화하기 어려운 목표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이후 컬러강판 업계 내 공급능력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가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다소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방 수요처와 안정적인 거래관계 유지능력을 감안할 때 일정 수준 이익 창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주스틸이 3년 뒤부터 250억원 RCPS 상환요구를 언제든 받게 될 수 있음을 뜻한다. RCPS가 고이율(약 8%) 차입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신평사 관계자는 "RCPS가 보통주 증자에 비해선 자본의 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고려해 정기평가에 반영(유지) 한 것"이라고 말했다.

◇멀어진 등급 상향…한기평 요건 강화

아주스틸은 대규모 증자에도 RCPS 탓에 등급 상향 가능성이 사라졌다. 한기평은 지난 5일 RCPS 영향을 감안해 상향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등급변동요인(트리거)을 수정했다. 기존 △차입금의존도(K-IFRS 조정치) 40% 이하 유지에서 △차입금의존도 25% 이하 유지로 상향 트리거를 변경했다.

아주스틸은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47%다. 하지만 올 증자효과로 29.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한기평은 추정했다. RCPS를 차입금으로 가정할 경우 차입금의존도는 38.5%다. 기존 조건(차입금의존도 40% 이하)으로는 올해 상향 트리거를 충족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변경(25% 이하)으로 다시 멀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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