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14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의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과 간의 회의 개최 횟수가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최소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주문했지만, 한국항공우주(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KAI의 경우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의 회의에 감사기구와 관련 없는 경영진을 배석시켰다. 금융위 등은 내부감사기구의 독립적인 활동을 위해 경영진 없는 회의를 장려하고 있다.

◇방산 빅3,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1회 소통 미준수

외부감사는 기업회계의 적정여부를 내부인이 아닌 외부인이 평가하는 제도다.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회계사의 감사를 통해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원칙 10가지 중 외부감사인에 대한 원칙 하나를 세웠다. 기업의 회계정보가 주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외부감사인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중 세부원칙으로 ‘내부감사기구가 외부감사인과 모든 단계에서 주기적으로 의사소통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외부감사인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내부감사기구의 외부감사인과의 소통은 핵심지표 준수여부를 통해 나타난다. 일명 방산 빅3로 불리는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이 제출한 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세 업체의 내부감사기구는 모두 외부감사인과 소통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분기별 1 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를 요구했지만, 세 업체 모두 회의 횟수가 기준에 미달했다.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전체 161개 업체 중 42%가 해당 항목을 지킨 것과 대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대상기간 사업연도 개시 시점부터 공시서류 제출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진행했다. 분기별로 따졌을 때 총 6회 실시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회의 횟수가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LIG넥스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회의 횟수가 3회에 그쳤다. KAI는 2018년에 3회, 2019년에 2회 회의를 진행해 총 5회 회의를 실시했지만 분기별 1회 기준을 달성하진 못했다. 세 업체는 모두 "향후 감사위원회-외부감사인 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위해 분기 1회 이상 회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각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KAI, 감사기구와 관련 없는 경영진 회의 참석

금융위 등은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에 경영진 없는 회의를 장려하고 있다. 내부감사기구와 관계없는 경영진이 배석할 경우 회의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의 내부감사기구는 모두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커뮤니케이션 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이외의 등기임원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재무 담당 임원 등 업무수행 관련 임원만 참석했다"고 했으며, LIG넥스원은 "감사위원회 규정 제16조에 따라 연 2회 이상 경영진의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의 회의를 통해 주요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반면 KAI는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 회의에 경영진도 함께 참석했다. KAI는 감사기구 관련 핵심지표 준수사항 5개 중 4개를 준수하며 감사기구 관련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곧잘 따랐지만,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회의 독립성은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KAI는 "현재 경영진(관리본부장) 배석 하에 외부감사인과 감사위원회의 회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이 감사위원회와 주요 사항을 협의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