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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SK네트웍스, 계열사 의존도 확 낮췄다 SKT·에너지 거래 축소…사업정리·독자사업 확대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15 12:24:25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1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가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규모를 상당폭 줄였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계열사와의 매출거래는 3조5000억원에서 1조원대로, 매입거래는 12조원에서 1조원대로 크게 축소된 점이 두드러진다.

SK네트웍스는 그동안 SK텔레콤과 SK에너지 등에 의존하는 단말기 판매 및 주유소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했지만, 이를 정리하거나 비중을 줄이면서 의존 관계를 서서히 끊어나간 결과다. 금융투자업계는 SK네트웍스가 지분관계로는 SK㈜와 결별하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부거래를 줄이면서 독립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지난해 SK그룹 계열사와 매출 1조5000억원, 매입 1조8000억원의 거래를 했다. 매출은 휴대폰 도매업 건으로 SK텔레콤 자회사인 피에스앤마케팅과 약 1조1000억원 , 매입은 직영 주요소 사업으로 SK에너지와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

SK네트웍스의 계열사 내부거래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2009년 매출은 3조5000억원,매입은 12조원에 달했다. SK텔레콤과 가장 많은 2조원 이상의 매출 거래를, SK에너지와 10조원의 매입 거래를 했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내부거래는 매출의 경우 절반 이상, 매입거래는 10%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SK네트
출처 :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SK네트웍스는 과거 단말기 판매업과 주유소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며 SK텔레콤과 SK에너지에 상당부분 의존했다. SK텔레콤의 업계 1위 가입자망을 기반으로 삼아 단말기 판매 및 렌탈 그리고 AS서비스를 통해 약 6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소매업과 SK텔레콤의 대리점에 납품하는 도매업 두가지를 영위했다. SK텔레콤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조단위 매출은 도매업과 계통 수수료 등에서 창출된 실적이다.

SK네트웍스의 또다른 주력사업은 매년 11조원을 벌어들이는 주유소였다. SK네트웍스가 주유소를 직접 열어 석유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일반 개인사업자가 주유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맹사업도 했다. 주유소에 납품하는 석유제품(휘발유, 등유, 경유, 중질유)은 SK에너지로부터 매입했다. 매년 10조원 안팎의 석유제품을 SK에너지로부터 매입해 각 주유소에 배급했다.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는 2014년을 기점으로 대폭 개선됐다. 우선 통신 단말기 소매사업을 SK텔레콤의 유통 자회사인 '피에스앤마케팅'에 1346억원에 양도했다. 그리고 2017년 49개 LPG충전소 등 LPG사업권과 2260곳의 주유소 가맹사업을 각각 SK가스와 SK에너지에 3100억원 안팎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SK네트웍스의 핵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 단말기 판매업과 주요소 가맹사업을 계열사에 양도한 데 따라 내부거래 비중은 급격하게 줄었다. 특히 주유소 가맹사업을 철수한 데 따라 SK에너지로부터 매입하는 석유화학제품 규모가 급감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신 SK네트웍스는 독립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렌터카 및 차량 정비부품 사업과 SK매직을 통한 렌탈 사업을 확대하며 다각화를 꾀했다.

금융투자업계는 SK네트웍스가 매출·매입 합산 총 15조원에 달했던 내부거래 비중을 현재 2조원 안팎으로 축소하면서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그룹 계열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업을 줄이거나 포기하고 독자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SK네트웍스는 이미 계열분리나 된 것과 다름없을 정도의 독립경영체제가 안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SK네트웍스와 SK㈜의 지분관계는 쉽사리 해소되진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SK그룹의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철학대로 계열사로서의 명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SK㈜는 지분율 39.14%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SK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는 최신원 회장은 0.76%에 그친다.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지만 SK㈜의 지분율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SK그룹에 소속되어 있으나 최태원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이미 독립경영체제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 "SK㈜의 결단이 있지 않는 한 지분관계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지붕 다른 가족'처럼 동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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