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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지킨 KT, 한일 갈등 속 노련미 빛났다 [Deal Story]로드쇼 단행, 우량 펀더멘탈 부각…사무라이본드 스타트 끊었다

피혜림 기자공개 2019-07-16 08:47:11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1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사무라이본드 발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일본은 회계년도 시작점이 4월이다. 지난 2월 이후 한국물 시장 내 사무라이본드 발행량이 제로(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KT가 이번 회계년도의 첫 발행주자로 나선 셈이다.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심화되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KT는 투자자와의 신뢰 관계 등을 고려해 과감히 발행을 단행했다. KT의 판단은 옳았다. 꾸준히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던 이력과 우량 펀더멘탈, 사무라이본드 물량 부족에 따른 희소성 등에 힘입어 투자자 모집을 무난히 마쳤다. 지난해 KT가 갱신했던 민간기업 최저 금리 기록을 다시 깨뜨리는 등 조달비용 개선도 이뤘다.

◇신뢰관계 고려, 로드쇼 단행

KT는 꾸준히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이어온 이슈어 중 하나다. KT는 올해도 만기도래하는 채권 차환을 위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추진했다. 순조로웠던 KT의 발행 준비는 이달 초 갑작스레 난관에 봉착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7월 발행을 목표로 로드쇼를 준비해온 KT가 미처 예상할 수 없었던 변수였다.

KT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예정대로 로드쇼를 진행했다. 한일 관계 악화에 앞서 미팅 일정을 확정했던 터라 투자자와의 약속을 깨는 대신 발행을 택했다. 그사이 한일 관계 등을 고려해 투자할 수 없다는 일부 기관도 등장했지만 KT는 계획대로 발행을 추진했다.

일본 금융시장 내 저금리 기조도 발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였다. 일본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하는 등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떨어진 탓에 0%대 금리조건에 해당하는 한국물에 대한 투자 수요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KT는 우량 펀더멘탈에 힘입어 위기를 돌파했다. KT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A-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각각 KT 신용등급으로 각각 A3, A-, A0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 중 A- 이상의 신용등급을 가진 곳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정도다.

레귤러 이슈어(regular issuer)라는 점 역시 플러스 요소가 됐다. KT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2011년과 2013년, 2015년에도 사무라이본드를 찍는 등 일본 투자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쌓아왔다. 꾸준한 발행에 힘입어 고정 투자자를 만들어온 점이 투심 위축 속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5년물 트랜치 추가…희소성 부각

투자자들의 반응에 힘입어 KT는 무난히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KT는 이중 4억엔을 5년물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3년물 중심의 조달을 검토했으나 일부 투자자가 금리조건 등을 감안해 5년물 발행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296억엔은 모두 3년물이다.

KT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투자 의사를 드러낸 기관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해당 트랜치를 추가했다. 통상적으로 한국물 이슈어들은 일부 트랜치 에 대한 투자 수요가 소규모일 경우 발행하지 않았다. 유럽계 기업 등이 사무라이본드 시장을 찾아 많게는 트랜치를 4~6개로 다변화해 발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KT는 발행금리 절감에도 성공했다. KT는 3년물과 5년물 쿠폰(Coupon) 금리를 각각 0.22%, 0.33%로 확정했다. 이로써 KT는 지난해 11월 한국물 민간기업 이슈어 중 사무라이본드 최저 금리를 달성했던 이력(3년물 0.38%)을 8개월 만에 갱신했다. 최근 유럽계 금융기관을 제외한 기업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량이 줄어든 탓에 KT 채권의 희소성이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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