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오프라인 유통업의 힘겨운 경쟁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19-08-08 07:51:0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07: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 있는 치킨집의 숫자가 4만개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3만6000개)보다 많다는 추산이 있었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동네 치킨집까지 생각하면 오차는 있겠지만 치킨집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과밀과 경쟁 덕분인지 한국 치킨 맛이 세계 최고라는 외국인들도 있고 '치맥' 이라는 새로운 한류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비슷한 업종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 상품과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폐업률도 늘기 마련이다. 치킨집과 쌍벽을 이루는 업종이 편의점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광화문의 대형 건물 지하에 있던 편의점도 폐업세일을 하더니 조용히 없어졌다.

국세청이 올 초에 발표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업종 기준 자영업 폐업률은 거의 90%에 달했다. 폐업률은 해당 연도 개업한 개인사업자 수 대비 폐업한 개인사업자의 비율이다. 2015년 81%던 폐업률은 2016년 77.7%로 떨어졌으나 2017년 87.9%로 치솟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된 지난 해는 10개 중 9개가 폐업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2019년 폐업률은 올해가 지나야 발표되겠지만 체감치로 봤을때 더욱 높아졌을 것 같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침체되며 '임대문의' 현수막이 거리에 급격히 늘어나더니 상가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다. 1층이나 2층 상가는 경우에 따라 건물의 얼굴이라고 볼 수도 있기에 건물의 총 가치 산정에 면적 비율 이상의 가치가 있다. 젊은이들의 거리라는 종로는 물론이고 얼마전까지 가장 핫한 동네로 여겨지던 경리단길의 쇠락은 놀랍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의 입지가 위축됐을 수도 있고,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 때문일 수도 있다. 이밖에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아서, 비슷한 업종 중복에 따른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 부족으로,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맞추지 못해서, 또는 임대료가 비싸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은 온라인이 결코 제공할 수 없는 경험과 쇼핑의 재미라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온라인에서 세계 제1위의 유통업체로 불리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도 '아마존 고'나 '허마셴성'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실험을 하는 걸 보면 더욱 명확해보인다.

아마존 고는 아마존이 개발한 무인점포로 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 본사 1층에 처음 문을 열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1년간 아마존 직원만을 대상으로 시연이 이뤄졌고, 2018년 1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마존 고가 나왔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11개의 아마존 고 매장이 시애틀·시카고·샌프란시스코·뉴욕 등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아마존은 2023년까지 3000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마존 고에서 고객은 계산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나오면 된다. 계산 과정을 없애 쇼핑을 단순하게 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은 상상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 그 복잡한 기술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쇼핑의 단순함과 물건을 그냥 들고 나온다는 스릴에서 오는 재미가 독특한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알리바바의 허마셴성이라는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과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두 개의 창구를 통해 고객과 만난다.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집어 바로 계산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고른 후 앱으로 바코드를 스캔하고 주문해 집으로 배달할 수도 있다. 물론 앱을 통해 주문하고 배달을 받을 수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소비자는 같은 품질의 물건을 같은 가격에 소비할 수 있으니 편의와 다양성을 제공하는 업체로 고객에게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세한 소상공인과 자본력, 기술력으로 무장한 대형업체를 결코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규모나 업종에 상관없이 대체불가능한 정체성을 만들어 유지, 발전시켜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어려운 경쟁에서 살아날 것으로 생각된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