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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아름다운 이별' 성사될까

한희연 기자공개 2019-08-07 08:06:49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코웨이 재매각은 그 자체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희대의 사건이다. 조 단위 매물이 거래된 지 3개월만에 인수 측이 이를 다시 토해내는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22일 1조6000억원을 들여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을 22%를 사왔지만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6월26일 재매각을 결정했다. 재매각 딜은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웅진그룹의 자금사정에서 파생된 딜이라 매도자 측 사정이 더 급한 상황이다. 출발점부터 매수자 우위로 형성된 딜인 셈이다.

지난달말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7군데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당초 20여 곳이 넘는 후보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가 흥행을 기대했던 매도자 입장에선 다소 맥이 빠지는 응찰률이다. 매도자측은 SK네트웍스와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린드만아시아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탈 등 4곳의 숏리스트를 추렸다.

후보군들의 전력을 봤을 때 완주 가능성을 점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 전략적투자자(SI)로 유일하게 참여한 SK네트웍스는 과거 KT렌탈(현 롯데렌터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가격에서 롯데그룹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에 밀렸다. 린드먼아시아와 참여한 하이얼은 앞서 2015년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CJ그룹과 컨소시엄을 맺고 응찰했지만 완주하진 않았다. 재무적투자자(FI)인 칼라일과 베인캐피탈은 FI 특성상 매물을 더욱 깐깐하게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트(투자회수) 플랜을 세우기 어려운 데다 지분율이 낮아 매력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 눈높이도 편차가 큰 편이다. 재매각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효과를 보기 위해서라도 웅진그룹은 2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급매'인 점을 고려할 때 원매자들이 1조5000억원 이상을 적어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웅진그룹이 MBK파트너스에 잔금을 납입했던 3월22일 웅진코웨이의 시가총액은 7조1500억원으로 현 매각 대상 지분(25.08%)으로 환산했을 때 1조7900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져 지난 5일 기준 시총은 6조3400억원이며 매각 대상 지분 가치는 1조5900억원으로 낮아졌다.

펼쳐진 매각환경은 열악하지만 웅진코웨이는 여전히 알짜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극단의 결정을 내린 웅진그룹이 급매 핸디캡을 극복하고 코웨이와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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