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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람·고려저축은행 매물 가능성에 '촉각' 대주주적격성 심사 변화 근거… 관심 증폭

한희연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9-08-09 08:16:2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16: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최근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이를 계기로 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들 일부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이 전 회장의 혐의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했는데 최근 판결을 감안하면 적격성 심사의 근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6월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해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해당 판결은 지난 2011년 이후 8여 년만에 결론이 난 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8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시행하면서 2년 마다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7년 시행한 데 이어 2년 만인 올해 3월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기소 이후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이 전 회장의 금융회사 소유 적격성 문제는 사실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우선 논란이 된 행위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 이전에 이뤄진 데다, 앞선 1심과 2심에서 조세포탈 혐의와 다른 법 위반 혐의를 경합해 선고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금융당국은 적격성 심사를 할 때 대주주의 위법행위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이전에 일어난 일이면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법이 생기기 이전의 위법행위를 소급 적용하는 것이 법 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32조에 따르면 금융사 최대주주가 공정거래법, 금융관계법령, 조세범처벌법 등을 위반하면 금융위가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을 위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그동안 이 전 회장의 재판은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과 관련한 혐의를 경합해 선고해 왔다. 하지만 지난 파기환송심에 대한 이번 대법원 판결의 경우 각 혐의를 분리해 선고하면서 대주주적격성 심사시 적격성유지조건 충족을 위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조세법처벌법'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나오게 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기소됐고, 사건은 2012년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은 2016년 8월 법인세 등 부문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서울고등법원에 사건을 돌려보냈고 2017년 고등법원의 판결에 이어 또 다시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갔다. 대법원은 이번에는 '절차위법'을 이유로 또 한차례 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이 금융회사의 최대주주로 볼 여지가 있는 상황인데 조세포탈부문에 대한 죄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죄와 분리해 판결했어야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올해 6월 각 혐의는 분리 심리돼, 조세포탈 부문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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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금융계열사 지분 현황(감사보고서)

이번 대법원 판결로 금융당국은 이 전 회장의 금융계열사 대주주 지위를 판단하는 데 더욱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아직 이 전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 대해 금융당국이 조치를 명령할 명확한 판단을 내린 단계는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번 대법원 판결을 올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세 포탈 부문을 함께 판결했던 것을 대법원이 굳이 따로 분리해 다시 심사하라 해서 판결이 난 부분이라 2017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때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문제를 삼지 않았던 부분이라도 이번 판결문은 예전 것을 다시 심사하도록 한 측면이 커 해당 혐의를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그룹은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의 금융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인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변화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출회될 M&A 매물로 저축은행을 꼽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소유할 수 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매각의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법상 대주주가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할시 6개월내 이를 개선해야 하고, 이마저도 어렵다면 다시 6개월 내 지분 10% 초과분을 팔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서울권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고려저축은행은 부산권에 근거를 두고 있으나 서울권역인 예가람저축은행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고려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이는 원매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고려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조 247억원, 예가람저축은행은 9442억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업계에서는 두 저축은행의 매물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됐었다. 당시 일부 사모펀드운용사(PEF)를 중심으로 태핑을 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소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재무적투자자(FI)가 주체가 돼 인수하려면 향후 10년간 경영계획 제출의무가 있는 등 제약이 있어 FI가 하기에는 쉽지 않은 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저축은행 매물에 대한 수요는 꽤 있어 예가람의 경우 매물화된다면 관심있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주주 적격성심사 과정에서 FI의 단독 통과 여부는 쉽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SI와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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