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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중 HTM벤처스 회장 "창업, 기본에 충실하자" [창업홀릭 벤처스토리]①'창업→IPO→엑시트' 후 재도전, "후배들, 멘토 경험 적극적으로 습득해야"

신상윤 기자공개 2019-08-14 07:41:28

[편집자주]

정부의 제2 벤처 붐 조성 노력에 힘입어 창업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두 번 이상 창업에 뛰어드는 연쇄 창업가가 늘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러나 정부나 민간의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규제 등에 막혀 여전히 빛을 못 보는 것도 현실이다. 더벨은 창업 매력에 빠진 사람들의 입을 통해 벤처 생태계 발전 방향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3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과 상장 그리고 매각' 벤처업계에서 일련의 과정은 산고의 고통과 같다고 한다. 기술 혹은 아이디어를 무기로 창업하고 회사를 자본시장에 공개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일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다. 특히 창업가가 수십년 간 한몸처럼 여겼던 회사를 타인에게 매각하는 일은 벼랑 끝에서 새끼를 밀어내는 어미 독수리의 마음과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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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중(사진) 에이치티엠벤처스 회장의 마음이 이와 같을까. 그는 1999년 C기업을 설립해 국산화한 디스플레이용 검사 장비를 삼성전자에 납품하면서 시장을 선도했다. 2010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C기업은 그로부터 6년 뒤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박 회장의 품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C기업 성장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다.

박 회장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에이치티엠벤처스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IT산업은 대기업에 종속된 구조를 피할 수 없는 만큼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완벽에 가깝게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는 소통과 협업을 해야 한다"며 "첫 회사 경영 당시에도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목표를 갖고 돈을 벌면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며 회사를 키워내는 데 집중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자식과 같이 키워낸 회사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IPO를 추진했고 더 경쟁력 있는 파트너와 함께할 것이라 믿고 매각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매각했지만 그의 마음 한 편에는 좋은 회사를 만들어 산업이나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 박 회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산업이나 국가적으로 도움이 된다거나 직원들에게 더 좋은 복지 등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에이치티엠벤처스도 사회나 글로벌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12월 설립한 에이치티엠벤처스는 초기 창업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을 위한 투자를 위해 출범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익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는 만큼 현재는 베트남 홈쇼핑 시장에 진출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선회했다. 그는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베트남 홈쇼핑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후배 창업가를 위한 경영 및 투자 측면에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영은 결국 본인이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기술이나 경험 등 부족한 부분은 선배 기업 혹은 고객사들과 협력하면서 채워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조언이 필요한 창업가들이 적극적으로 멘토를 찾아 그들의 경험 등을 습득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투자와 관련해 "최근 정부를 비롯해 민간 등에서 많은 자금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되고 있는데 창업가는 이 돈이 채무라는 생각을 반드시 가져야 허튼 곳에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넓은 시각을 갖고 투자처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자를 우군이라는 생각하고 조언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제2 벤처 붐 육성 전략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은데 3년 내 망하는 회사가 80% 가량이고 제품 양산 등 사업화가 됐다고 볼 수 있는 곳은 3~4%에 그치는 것 같다"며 "투자받는 회사도 규모가 작다는 불만이 많은 만큼 (창업한지) 최소 3년이 넘고 일정 부문 사업화가 된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더 좋다"고 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선배 창업가로서 단순히 금전 지원이 아니라 사업 경험까지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돌이켜 보면 작은 선택이 미래에는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만큼 기본에 충실한 마음가짐을 갖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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