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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 PG사업 매각]토스-나이스 2파전…최종 승자 누가될까인수가격·거래종결 의지 등 관건될듯

최익환 기자공개 2019-08-22 08:51:4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1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인수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비바리퍼블리카와 나이스그룹 가운데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금융서비스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 서비스와의 결합방안이 숙제로 지목되지만,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해 사세를 확대하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동종업체인 나이스그룹 역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력한 원매자로 꼽힌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숏리스트에 선정된 비바리퍼블리카와 나이스그룹이 실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방된 가상데이터룸(VDR)은 물론이고 매각주관사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실사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측은 추석 연휴가 지난 9월 셋째주에 전자결제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자결제사업부의 물적분할은 매각거래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전후해 진행될 예정으로, 금융당국의 심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끝난 뒤 거래종결은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딜 확실성에 방점…비가격적 요소 우선평가

매도자인 LG유플러스는 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비가격적 요소를 중점에 두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넌바인딩(Non Binding) 방식이었던 데다가, 매각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회사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는 점이 그 배경에 있다.

그간 LG유플러스는 직접 정한 초청대상에게만 입찰 참여 자격을 부여하며 거래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게는 일정 운용자산(AUM) 이상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했고,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도 금융 관련업 영위 경험을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LG유플러스의 전략적 움직임은 매각가격 인상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결제업을 필요로 하는 원매자만 초청해 딜 종결성(Certainty)을 높이고, 사업확장을 노리는 동종업체들을 끌어들여 매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해당 사업에 진정성을 갖춘 원매자만이 LG유플러스가 원하는 4000억원의 가격을 충족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숏리스트에서 국내 대표적인 PEF 운용사인 IMM PE가 탈락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SI와 컨소시엄 구성 없이 단독으로 응찰한 IMM PE가 높은 가격을 적어내지 않을 것이라는 자체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시설구축과 인력확충 등의 이슈를 해결하기에는 FI보다는 SI가 적격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딜로이트안진이 거래에 공을 들이며 LG유플러스의 희망가격을 충족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해왔다"며 "매도자 측은 해당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곳이 더 높은 금액을 베팅할 것이라는 계산을 깔고 초청 방식의 거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 진정성 강조효과…유기적 결합은 숙제

관심은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비바리퍼블리카와 나이스그룹에 모인다. 시장에서는 이들 SI에게 어떤 득실이 있을지 따져보는 분위기다. 우선 비바리퍼블리카의 인수가 현실화되면 10월 인터넷은행 재선정을 앞두고 금융업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한 토스뱅크를 포함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모두 반려한 바 있다. 토스뱅크의 문제점으로는 카카오뱅크 및 케이뱅크와 비교해 초기 자금이 부족하고 컨소시엄 참여자들이 이탈하는 등 안정성이 지적된 바 있다. 아직 비바리퍼블리카는 10월 인터넷은행 인가신청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 파트너들을 잃은 바 있는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인수전을 통해 금융업에 대한 진정성을 시장에 강조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진행될 인터넷은행 인가작업에서 컨소시엄 구성 및 자금유치를 용이하게 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와 전자결제사업부의 시너지 효과가 시장에서 거론됐지만, 당장은 이를 누리기 힘들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자체 체크카드와 송금서비스 등의 협력사 계약이 남아있어 당장 구조를 바꾸기 어려운데다, 기존 토스 가입자들을 전자결제서비스로 유치하는 유기적 결합이 숙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고정된 가입자들을 보유한 토스가 이들을 전자결제서비스로 유도할 수만 있으면 확실한 성장모멘텀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전자결제서비스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알려진 바 없어 당장은 인터넷은행을 위한 노림수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 기존 사업과 시너지 크다는 평가…자금력도 우위

또 다른 인수후보인 나이스그룹은 기존의 VAN(부가가치통신망) 및 PG(전자결제대행) 사업과의 연관성이 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곧장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VAN 시장 1위 업체로 군림해온 나이스그룹의 나이스정보통신은 그간 PG에서는 4위권에 머물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오프라인 결제비중이 줄어들고 온라인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이스그룹은 PG사업 확대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스그룹이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PG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KG이니시스에 이은 시장 2위 사업자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기존 시스템에 LG유플러스의 고객과 망을 결합하는 것으로 통합작업이 끝나는 터라,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기준 나이스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5379억원에 달해 1000억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비바리퍼블리카보다는 자금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수금융을 활용할 경우 나이스그룹은 별도의 FI 영입 없이도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나이스그룹과 비바리퍼블리카의 인수 시너지를 단순비교하기엔 힘들겠지만 당장은 전자결제업을 영위하는 나이스그룹의 시너지가 더 높아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통합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자금력까지 갖춘 터라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더 적합한 원매자로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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