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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유럽서 고전…컴플라이언스 비용 확대 탓 [은행 해외법인 경영분석] 자금세탁방지·리스크관리 시스템 마련 영향

김현정 기자공개 2019-09-05 13:31: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유럽법인이 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감독당국 규제가 강화함에 따라 시스템 구축 및 인력 충원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력 강화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유럽신한은행은 상반기 1억2000만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700만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뒀었다. 2000년대 이전 조흥독일은행 시절에도 25억~50억원 정도의 순이익은 꾸준히 내던 해외법인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 급기야 적자로 돌아섰다.

유럽신한은행 순이익

미국에서 불거졌던 자금세탁 관련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유럽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에 대규모 비용을 투입한 탓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2017년 이후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이 부실하다고 판단되는 해외 은행들을 대상으로 거액의 벌금 폭탄을 내리면서 높은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중동 국가와 거래가 많은 대형 유럽은행들은 이런 미국의 규제에 크게 반발했지만 제재 수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세졌으며 현재는 유럽은행들도 이를 따르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현지법인에도 이를 위한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향후 얼마나 확대될지 모르는 컴플라이언스 부분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IT시스템을 구축하고 법적 규제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해당 분야 인력도 늘리는 중이다. 현재 3명의 컴플라이언스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는데 추가로 더 보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신한은행은 자금세탁 관련 시스템 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전면 수정 중이다. 신한은행 유럽법인은 2017년 독일 금융감독기구 바핀의 리스크 부문 감사 결과 수준 미흡이라는 지적을 받은 뒤 지난해 이를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유럽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230만달러 규모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지난해에는 판관비로는 450만달러를 지출했는데 2017년보다 13% 증가한 수준이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예상되는 현지 금융당국 감사 관련 사전 대응을 위해 글로벌 개발부가 외부 전문업체와 함께 고객인증 시스템 강화 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법인의 사이즈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영업을 원활히 하기 위한 토대를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현재 감독기관의 규제 뿐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 등 거시적 시장 상황 또한 좋지 않다. 현재 유럽에서 은행업을 펼치고 있는 다른 국내 시중은행들도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KEB하나은행(독일법인)은 순이익이 13%, 국민은행(런던지점)은 56% 고꾸라졌다.

신한은행은 영업력 확대로 이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럽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인접 국가로의 진출을 꾀할 수 있고 특히 유럽 자본시장의 중심지로 불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IB 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 국내 시중은행들은 현지 금융회사와의 IB프로젝트, 신디케이트론 참여 등 사업 확장 기회들을 접고 유럽 시장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적은 현지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기복이 있다"며 "영업 사이드에서 보면 최근 유럽 쪽에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신 상환이 다소 있어 매출에 영향이 있었으나 LG화학의 동유럽 쪽 2차전지 사업과 관련해 딜이 커지고 있는 등 하반기는 다시 자산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신한은행의 여신 규모는 올 상반기 들어 회복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지난해 상반기 말 3억8900만달러 규모였던 대출금은 2018년 말 3억1100만달러로 줄어들었는데 올 상반기 말 3억3300만달러로 다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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