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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사업구조 개편]비철강 속속 구조조정, 포스코에너지 캐시카우 될까재무악화·연료전지 적자…알짜사업 팔아 현금마련·적자사업 분할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10 08:26:0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전문가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방식의 구조조정은 포스코에너지에도 적용됐다. 사업 간 시너지보다도 숫자에 기반한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올해들어 사업개편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내 매출 비중이 약 3%로 미미하지만 비(非) 철강 기타부문 실적의 핵심 계열사인만큼 탄탄한 재무구조와 실적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로 해석된다.

지난 4월 알짜 사업인 부생가스발전을 포스코에 양도하고, 대신 LNG터미널 사업을 양수했다. 이를 통해 현금창출력이 다소 훼손됐지만 5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며 재무구조 개선의 기반을 닦았다. 최근에는 만성적자 사업이던 연료전지 사업을 분할하면서 잠재부실도 털어냈다.

◇악화된 재무구조, 포스코와 거래서 5500억 차익 통해 해소

포스코에너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자발전사로, 발전사업과 연료전지 사업이 중심축이다. 포스코그룹 내 포스코에너지의 실적은 기타부문으로 명시되며, 매출 비중은 약 3% 정도로 미미하다. 다만 기타부문에 속한 계열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포스코에너지는 그룹의 비철강 사업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한 계열사로 꼽힌다.

포스코에너지의 사업 개편이 시작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돈 안되는 사업을 과감하게 쳐내고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한 데 따라 포스코에너지도 기초체력 다지기에 돌입했다.

우선 자회사인 피에스씨에너지글로벌에 투자했던 자금 가운데 105억원을 유상감자를 통해 회수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 자회사에 2011년 설립 후 약 1800억원의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발전소 건설이 마무리 된 후 설비가 안정화 됐다는 판단 속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며 수익실현을 했다.

올해 4월에는 포스코와 사업 양수도 계약을 통해 일부 사업을 조정했다.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사업을 1조1634억원에 포스코에 양도하고, 포스코의 LNG터미널 사업을 6080억원에 양수했다. 포스코에너지로서는 약 5557억원의 차익을 얻게 됐다. 그러나 사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알짜 사업을 내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부생가스 사업은 낮은 원재료 가격에 더해 총괄원가가 보장되는 제도 하에서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는 부문으로 꼽혔다. 더욱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적정이윤을 지급받는만큼 안정적인 수익도 확보할 수 있었다. 부생가스 사업은 매출이 약 4000억원 안팎이고,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았다. 포스코에너지의 발전사업 매출 가운데 비중은 약 20%, 영업이익은 약 50%로 주력사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반면 포스코로부터 양수한 LNG터미널 사업은 제도적으로 이윤이 보장된 부생발전 사업보다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뒤떨어질 뿐 아니라 실적도 절반 가량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LNG터미널 사업의 매출액은 약 100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 안팎 정도에 불과하다. 포스코, SKE&S 등 안정적인 파트너사와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만큼 실적 변동성이 크진 않겠지만, 올해 장기이용계약의 만기가 도래한만큼 불확실성이 전혀 없다고도 볼 수 없다.

포스코2

포스코에너지 입장에서는 5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챙기기 위해 안정적인 실적을 가져다주는 알짜사업을 내 준 셈이다. 이는 현금창출력이나 실적 측면에서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보면 꽤 긍정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에너지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약 217%, 순차입금비율은 161%에 달했다. 재무여건이 상당히 악화된 상황에서 합병 교부금 등에 따른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면 다소 숨통이 틔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부 교환이 마무리 되지 않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순차입금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2100억원 가량 줄었다. 같은기간 현금성 자산은 27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늘었다. 합병 교부금 지급 등 사업 양수도 절차가 9월 중 마무리 되면 포스코에너지의 현금성 자산은 약 9000억원 정도로 확대되고 순차입금도 1조원 안팎으로 축소될 것으로 추산된다.

◇연료전지 분할 후 매각 가능성, 자체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

포스코에너지는 일련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는 동시에 부진한 연료전지 사업을 분할하면서 잠재부실도 털어냈다. 연료전지 사업은 발전사업과 함께 포스코에너지의 중심축으로 지난 2007년 시작됐다. 그러나 단 한번도 영업흑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부실덩어리로 인식됐다. 누적적자와 투자금 등을 합치면 1조원이 넘는다.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데 따른 부담에 더해 재고자산, 유지보수 등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적자가 확대됐다. 지난해 연료전지 부문의 매출액은 895억원인데 반해 영업손실은 1062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결함 등 품질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부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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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을 자회사로 분할하면서 잠재부실을 상당부분 털어내게 됐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연료사업의 추가 부실이 포스코에너지의 자체 실적과 재무구조에 타격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로도 관측된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와의 사업 양수도 거래와 연료전지 사업 분할 등 일련의 구조조정을 통해 자체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은 물론 발전사업에 초점을 맞춘 안정적인 실적 기반도 다지게 됐다. 포스코그룹 관점에서 보면 포스코에너지를 하나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실적기반을 갖춘 캐시카우 사업으로 탈바꿈 시킨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최정우 회장 취임 후 계열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며 "사업간 시너지나 효율성 보다도 숫자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개선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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