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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하반기 대출전략, '성장'보다는 '관리' 상반기 공격적 영업→하반기 속도 조절…NIM 하락폭 방어할 듯

김현정 기자공개 2019-09-16 08:27:0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하반기 들어 '성장'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둔 대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행스럽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직전 공격적 영업을 펼쳤던 덕에 하반기 자산 성장의 압박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상대적으로 하락폭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8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규모는 219조4912억원으로 상반기 말 대비 0.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의 대출 성장률은 2020년 가계대출 규제에 대비해야 하는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여신 증가율은 각각 2.6%, 1.2%가량이다. 국민은행은 2개월 사이 대출 규모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대출성장은 이자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여신 둔화세는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이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상반기 이미 대출성장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동안 원화대출금 규모를 4.6% 늘려놓았는데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성장률이 높았다. 분기별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6%, 2%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에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하반기 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한 뒤 조기성장에 고삐를 조였다. 경기 침체기에는 대출 수요가 많지 않아 대출을 늘리기도 어렵다. 불경기에는 대기업들이 통상적으로 투자를 줄이고 이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중소기업의 영업 활동도 움츠러들곤 한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서울시금고를 통해 3조원 규모의 예수금을 확보해둬 예대율 규제에 자유로웠던 점도 상반기 공격적 영업을 뒷받침해줬다. 여러모로 상황이 맞물린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초 하반기 경기침체를 예상한 뒤 상반기에 대출 확대 전략을 펼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했다"며 "상반기에도 금리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NIM 하락이 불가피했지만 하반기에는 더욱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 조기 성장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하반기 대출 성장을 조절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NIM 하락폭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NIM이 함께 내려간다. 이 시기 외형성장 전략을 세운다면 마진 축소는 더 심해진다. 기존 보유하고 있는 대출에 금리가 낮은 신규 대출이 더해지면서 전체 평균 대출금리가 주저앉게 되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에는 대출 확대와 이자마진이 이해상충(trade-off) 관계에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상반기 중 대출 자산을 확대했기 때문에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이다. 연내 대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익성 악화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 빗겨있다는 말이다.

신한은행 성장속도조절

신한은행은 앞으로 자산건전성에 보다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티가 나지 않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은행들의 차별성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신한은행 여신관리 전략의 큰 방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거나 위험을 더 가져가면 대출을 확대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런 인위적 성장은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산 부실 위험이 불거지지 않도록 해 이익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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