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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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은행·수출은행의 합병 가능성 '글쎄' [산은-수은 통합론] ③기재부·금융위, 헤게모니 갈등 우려… 전세계적으로 유례 찾기 힘들어

진현우 기자공개 2019-09-16 09:35:45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6: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수면 아래에 있던 수출입은행과의 합병 이슈를 꺼내면서 양사 간 통합이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물론 산업은행 실무진조차 이 회장의 예상치 못한 합병 거론에 놀란 눈치다.

다만 업계에선 두 기관의 주무부처가 다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합병 사례조차 찾아보기 힘들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십수년 넘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론된 안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두 기관은 주무부처가 달라 자칫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헤게모니(주도권) 분쟁으로 격화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예산은 기획재정부로 일치하지만 두 은행의 합병이 정부 부처 간 파워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산업은행 회장과 수출입은행장은 각각 금융위원장과 기획재정부장관의 임명제청으로 이뤄진다.

개발은행과 수출은행의 합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합병 가능성에 의문이 실리는 대목이다. 일례로 독일은 지주회사인 KfW금융그룹은 개발은행과 수출은행 등을 자회사로 두며 통합운영을 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도 KfW금융그룹을 모델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을 하나의 정책금융기관으로 통합하는 안이 검토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독일처럼 지주회사 형태로 정책금융기관을 통합 운영하는 사례는 있지만 각기 다른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합병하는 건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관할 주무부처가 다르고 수출입은행의 경우 합병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지 못한 터라 업계에서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셈법과 계획을 궁금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양측의 합병 필요성에 대한 니즈가 상이하다는 점과 향후 통합과정을 위한 만만찮은 비용도 통합 논의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물론 이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두 은행의 중첩된 업무 기능을 합치면, 예산 확보와 관리비용 감축 등 경제적 실효성은 분명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출입은행의 경우 통합 필요성에 대한 니즈가 상대적으로 덜해 의견 조율을 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 수출금융기관(ECA)의 인력 규모가 보통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2000명 정도임을 감안할 때, 두 은행의 통합을 통해 직원 수가 약 4000명~5000명에 육박하게 될 경우 발생하게 되는 인력 재편에 대한 이슈도 통합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금융업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개발금융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동남아 지역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더 이상 국내에서 수익성 제고가 힘들다는 판단이 기저에 있을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후선기능을 통합하고 디지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도 개발금융에서 산은의 역할 비중이 많이 축소됐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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