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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각자대표 체제 자리잡았나 '실적 호조'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조재민·이현승 각자대표 2년차, 반기기준 5년래 최대 실적…대체투자 외형성장 '동력'

이효범 기자공개 2019-09-19 13:12: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2년차에 접어든 각자대표 체제 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괄목할만한 실적으로 지난해 부진을 씻어냈다.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전략적으로 대체투자부문을 확대해 운용자산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또 주 수익원인 펀드운용보수 외에 다양한 루트로 수익을 창출한 것도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 652억원, 영업이익 325억원, 순이익 23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수익은 9.31%(55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57%(53억원), 19.68%(39억원) 씩 증가했다.

조재민 이현승 KB운용 대표 사진
조재민 대표(좌), 이현승 대표(우)

상반기 영업수익 증가는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공모펀드를 주력으로 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이 감소하는 실정이지만, KB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조재민 대표의 전통자산(주식, 채권 등) 부문과 이현승 대표의 대체투자(부동산, 인프라 등) 부문 등으로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하고 운용자산을 불리는데 주력했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외형을 키우는데 한층 더 무게를 둔 변화였다.

각자 대표 체제 첫해였던 지난해 KB자산운용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2018년 상반기 영업수익 596억원으로 전년대비 1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영업비용이 324억원으로 대폭 불어나면서 순이익은 196억원으로 떨어졌다. 2015년부터 반기기준으로 순이익이 200억원을 하회한 것은 처음이었다.

지난해는 외형성장을 위한 과도기였다. KB자산운용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대체투자 조직을 꾸리는데 집중했다. 주식형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운용자산이 감소하는데 비해 대체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 체질개선을 시도한 셈이었다. 이 대표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코람코자산운용에 이어 현대자산운용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오랜 기간 대체투자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스페셜리스트다.

KB자산운용은 작년 상반기 동안 대체투자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했고, 그 결과 올 상반기말 기준 운용사 전체 인력은 271명으로 늘었다. 이는 2017년말 224명에 비해서 47명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펀드+투자일임)은 50조1524억원에서 55조1878억원으로 5조원 넘게 증가했다. 대체투자를 실시하는 사모펀드 설정액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들어 영업실적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최근 5년간 최고치다.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수익도 610억원으로 같은 기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수수료수익은 펀드운용보수 483억원과 자산관리수수료 108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년동기대비 펀드운용보수는 작년 수준으로 유지됐고, 자산관리수수료는 16억원 증가했다.

또 대체투자부문에서 발생하는 대리업무보수도 늘었다. 대리업무보수는 주로 운용 중인 부동산펀드의 자산 매입이나 매각시 발생하는 성과보수 등이 반영된 계정이다. 2017년 상반기까지 이 계정을 통해 발생하는 보수는 10억원을 하회했으나 2018년과 2019년 상반기에는 각각 11억원, 19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역시 대체투자부문을 키운 효과로 볼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더불어 지난해부터 신규로 출시한 공모펀드에 시딩투자를 실시했다.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 펀드에 대해 책임운용을 강화한다는 조 대표의 의지이기도 했다.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한 펀드는 40개에 육박한다. 지난해 투자한 시딩자금 중 일부를 올해 수익실현해 7억원을 벌었고, 여전히 투자 중인 펀드에서도 23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 역시 영업수익 증가를 거든 요인이다.

KB자산운용 영업실적 추이

이처럼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 이후 수익구조도 한층 다변화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에서 펀드운용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로 나타났다. 이는 조 대표 취임 전이었던 2016년 상반기 영업수익 중 펀드운용보수의 비중인 85%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펀드운용보수 비중이 줄어든 반면 투자일임, 대리업무보수, 시딩투자를 통해 창출하는 영업수익 비중이 늘었다.

작년에 비해서 비용 증가가 덜해 올해 수익성도 향상됐다. 상반기 영업비용은 3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각자대표체제가 시작된 2018년 상반기에는 대체투자부문 인력충원과 본사 이전 등으로 영업비용이 전년동기대비 38억원 늘어나기도 했다. 대체투자부문도 점차 안정화되면서 올해 비용 증가폭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법인 설립도 장기적으로 비용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안착시키면 자체적으로 해외펀드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위탁운용수수료 등을 줄일 수 있다. 위탁운용수수료는 2018년 상반기 41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1억원으로 10억원 줄어든 상태다. 더욱이 해외법인을 활용해 현지에서 직접 투자기회를 모색, 다양한 상품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조 대표는 2017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첫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에는 베트남에도 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하는 등 해외 거점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서 선진화된 미국이나 유럽 자산운용사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투자와 관련해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작년부터 유가증권과 대체투자부문별 각자 대표체제 아래 인력을 늘리고 외형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들어 영업수익이 증가하는 추세라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투자를 확대한게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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