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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오토론 '절대강자' 신한, 맹추격 국민·하나 [자동차금융시장 경쟁력 분석/은행업권] ⑦당국 예의주시 속 속도조절

이장준 기자공개 2019-09-24 08:26:06

[편집자주]

자동차금융시장을 놓고 은행, 카드, 캐피탈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는 캐피탈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타 업권에서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나름의 강점을 내세워 시장에 진입한 것.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금융시장 자산 규모 역시 70조원을 돌파했다. 더벨은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든 주요 업권별 특장점을 살펴보고 각 영역을 대표하는 업체들의 경쟁력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은행권 오토론 시장은 신한은행의 독무대였다.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오토론 잔액 가운데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들어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이 성공하자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가져오고 있다.

◇신한, '마케팅·저금리'…여전히 잔액 절반 이상 차지

은행권에서 자동차금융시장에 첫발을 뗀 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0년 '신한 마이카(My Car) 대출'을 선보이며 캐피탈사가 쥐고 있던 오토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동차금융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제2금융권의 금리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있다고 판단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시장 선점과 더불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취급액 확대에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한국프로야구(KBO) 타이틀스폰서를 맡으면서 마이카 대출을 대표 마케팅 상품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번 시즌도 타이틀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로 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 '쏠(SOL)'에 오토상품을 탑재, 비대면으로 영업 채널을 확장해 공략에 나섰다.

타행에 비해서도 금리가 낮은 편이다. 19일 신한 마이카 대출의 최저금리는 신차 기준 연 3.06%로, 국민은행(3.07%)·우리은행(3.32%) 등 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은행 자동차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올 2월말 신한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2조9849억원을 기록했다. 약 2년 전인 2016년 말 잔액(1조1594억원)의 2배 가량 되는 수준이다. 특히 중고차 잔액이 1조5203억원으로 신차(1조4646억원)보다 많았다.

오토론 비중
*자료=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KEB하나은행) 오토론 잔액 기준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6.3%를 기록했다. 총 16개 시중은행을 합쳐도 잔액 기준으로 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오토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점유율은 떨어졌다. 후발주자인 다른 은행들도 오토론 영업을 본격화했고 캐피탈사 역시 금리를 낮추며 먹거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2016년에는 은행 오토론 잔액 가운데 84.8%를 신한은행이 차지했지만. 이 비율은 이듬해 74%로, 작년 말에는 53.5%까지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영업을 확대했다"며 "다른 은행들도 따라붙으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고 말했다.

◇바짝 추격했던 국민·하나은행…당국 예의주시에 '속도조절'

신한은행 다음으로 뛰어든 후발주자 중에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오토론을 적극 취급했다. 올 2월 기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각각 1조694억원, 8253억원을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20.2%, 15.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지점장들의 핵심성과지표(KPI) 평가항목에 자동차대출 판매 실적을 반영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오토상품인 KB매직카 대출 잔액은 2016년 52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만에1조원을 넘기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오토상품 1Q오토론 잔액 역시 2016년 228억원에서 지난해 758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이들 은행의 오토론 포트폴리오는 신차 중심으로 구성돼있다. 중고차 부문에서는 아직 신한은행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오토론 잔액 중에서 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5.8%, 78.3%에 이른다.

오토론 잔액 추이
*자료=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올들어서는 은행권에서 공격적으로 오토론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 금감원이 시중은행의 오토론 연체율이 크게 오른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월말 기준 신한은행의 오토론 연체율은 1.41%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오토론 연체율 역시 각각 0.96%, 0.9%였다. 지방은행들의 경우 경기침체와 더불어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 광주은행과 부산은행의 오토론 연체율은 각각 1.93%, 1.24%로 신한은행보다 높았다.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한도도 줄어들면서 오토론 시장에서 경쟁력은 더욱 악화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증보험 한도가 줄면서 은행권이 오토론을 전처럼 공격적으로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2월말 이후로는 시중은행 오토론 실적을 특별히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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