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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상호금융 '원뱅크'까지 수두룩한 난관들 [농협상호금융의 도전] ③금산분리, 농·신협법 개정 필요…정부 공감대 미형성

원충희 기자공개 2019-09-27 11:17:25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상호금융이 구상하는 '단일금융기관' 지위 확보는 사실상 '원뱅크' 체제를 지향하는 중간단계다. 이를 시행하려면 농협법을 비롯한 숱한 법제도 개정과 실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당연히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일이다. 주무부처인 농축산식품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이다.

농협에서 1118개 상호금융조합을 현실적으로 일체화시키기 위해 구상한 방안은 상호교차보증제도 도입이다. 각 조합들이 서로 채무보증을 하면서 부실위험 등에 대한 공동대처로 그룹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농협 단일금융기관

수천여개 법인이 채무보증을 통해 연결되는 사례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찾기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현행법에서 부딪히는 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이를 구현하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우선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의 역할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농협조합의 지점들은 한 지점에서 농·축산물 유통과 예·적금, 대출 등 금융업이 병행된다. 이런 조합들이 서로 채무보증하면 금융과 비금융이 채무보증과 신용공여로 연결되게 된다. 금산분리 취지와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담당부처인 금융위원회로부터 공인받아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 간 리스크 차단정책이 필요하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통해 비금융기업의 위험이 금융부문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금융정책 기조상 농협상호금융 역시 이 같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상호교차보증을 통해 일체화를 구현한다면 당연히 대손충당금, 자기자본비율 등 리스크관리도 통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예대율 같은 규제대응은 물론 고객관리, 상품·금리운영 정책도 같이 갈 필요가 있다. 각 조합마다 상품, 금리를 따로 결정하고 운영하면 내부통제상 문제가 생긴다. 이럴 경우 정부가 단일금융기관으로 인정해줄 수 없다.

가장 큰 난관은 법률 문제다. 현재는 농협법과 신협법 중에서 어느 쪽을 개정하는 게 수월할지도 불분명하다. 농협법은 농식품부, 신협법은 금융위 소관이다. 아울러 부수적으로 개정이 검토되는 법률로는 금융실명제법, 공정거래법 등이 있다. 공정법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다. 여러 정부부처가 맞물리는 이슈인 셈이다. 농협 측은 단일금융기관 지위 확보를 위한 법 개정안 마련 과제를 메이저급 법무법인과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법 개정에 대해서 가능성은 아직 낮은 편이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정부부처에선 아직 농협상호금융 단일금융기관 인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농협 내부도 마찬가지로 전해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 측에서 미래비전 준비방안 중 하나의 아이디어로 단일금융기관화 이슈를 꺼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명확한 그림이 없는데다 아직 공감대로 없어 법 개정을 얘기할 단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 내부에서도 아직 방향은 정한 것은 아니고 검토하는 단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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