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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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탐험가' 농협금융의 핀테크 육성 [농협금융의 디지털혁신 / thebell interview] ④이대훈 NH농협은행장

손현지 기자공개 2019-10-10 10:42:27

[편집자주]

출범 7년째인 농협금융지주가 디지털혁신에 역량을 쏟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CDO협의체를 통해 계열사 간 디지털 전략과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농민을 위한 금융회사의 야심찬 디지털혁신 행보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7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혁신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딘 NH농협금융그룹. 그 중심에 핀테크(금융+기술) 기업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는 NH농협은행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디지털개혁의 선봉에 서있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행장은 특출한 영업능력을 인정받아 제4대 농협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지난 1981년 포천농협을 통해 농협에 발을 디딘 후 △농협중앙회 △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 등을 역임하며 영업의 최전선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런 그가 2018년부터 농협은행의 핸들을 잡자 스타트업 육성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엔 약 630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 핀테크랩(lab)인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열기도 했다. 더벨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이 행장을 만나 차별화된 디지털 경영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대훈 행장을 보려면…월요일 아침 NH디지털혁신캠퍼스로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방문했다. 이 행장이 매주 월요일마다 이 곳으로 출근하기 때문이다.

건물 5층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홀이 분위기를 장악했다. 핫데스크, 카페라운지, 피칭룸 등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간에서 입주기업들이 삼삼오오 열띤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장자리로는 투명한 통유리형 사무실들이 빼곡히 입주해있었는데 바로 소규모 핀테크기업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행장실도 동일한 층에 위치했다. 농협 R&D센터 내부에 '디지털 콕핏(Cockpit)'이란 문패가 달린 사무실이 보였다. 비행기 조종석이란 뜻의 이곳은 행장실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한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만큼은 직접 디지털 전략과 방향성을 협의하고 조율하겠다는 이 행장의 의지가 내포된 공간이기도 하다. 회의실을 들어서자 가장먼저 화상회의를 위한 큰 스크린과 스피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대훈 행장 인터뷰 사진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위치한 디지털 콕핏(Cockpit)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장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영업일을 오전과 오후로 나누면 총 10타임"이라며 "적어도 업무시간의 10분의 1은 디지털관련된 업무에 집중하고 싶었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월요일 오전을 디지털센터 방문 시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신사업모델을 위한 회의, 디지털관련 정부승인 등 관련 업무는 되도록 월요일에 진행되는 편이다.

그는 시종일관 NH디지털혁신캠퍼스 입주 핀테크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존 5층에 한정됐던 활용공간을 6층으로도 확장하고자 하는 것도 이 같은 애정 때문이다. 이 행장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부처나 금융권에서 관심을 가지고 견학을 오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핀테크기업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며 "6층 공간을 추가 컨퍼런스룸, 플레이그라운드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에 상당한 가치를 두고 있었다. 그는 "농협은행은 일반 상업은행과 달리 농촌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소명을 지니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농협은행이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한다. 꼭 금융, 농업 분야가 아니더라도 이들을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계해주려 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입주기업 성과 눈길…핀테크 투자펀드 확대 고려

그동안 디지털사업은 수익성과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이 행장이 핀테크기업 지원에 의지가 확고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농협형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NH디지털 챌린지(Challenge+) 1기'에서 구체적인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이행장은 특히 지난 8월 진행된 '1기 데모데이'를 통해 핀테크 기업 지원 경영방침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입주기업이 개발한 서비스들을 공개하는 자리였는데 관련업계투자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3곳의 입주기업들 중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부동산자문 서비스를 개발한 업체가 최근 국제 대회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농협은행은 입주사인 데이터유니버스의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를 채택했고 에너닷과 스페이스워크의 우수한 핀테크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대훈 디지털 익스플로러
▲이대훈 농협은행장(Digital Explorer)의 명함 일부 모습 캡처
그는 "최근 입주기업들의 실력이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데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며 "2기 지원기업은 36곳으로 늘릴 계획인데 최근 150개사가 지원해 최종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공간 무상 지원 뿐 아니라 펀드조성을 통해 실질적인 자금지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농협캐피탈 등은 아주IB투자, 크레비스 파트너스와 함께 200억원 규모의 'NH-아주 디지털혁신 펀드'를 출시했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전용투자자금으로 스타트업 생애주기별 성장을 위한 지분투자 뿐만 아니라 투자 멘토링을 통해 적기에 필요한 자금을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은 "스타트업을 위한 자금 투자는 처음인데 차차 펀드 조성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디지털 분야 신사업 발굴과 농협금융 내부 혁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사실 은행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을 상대로 대출펀드를 만든다는거 자체가 부담일 수 밖에 없다"며 "회수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 건데 리스크가 크다. 경영방침을 믿고 따라와준 투자금융부를 비롯해 리스크관리위원회, 여신위원회 구성원들에게 고마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룹차원의 인터넷은행 추진과 관련된 생각도 말했다. 이 행장은 "현재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은행입장에서 괜찮은 투자 파트너를 찾게 된다면 향후 그룹 차원에서 증권의 케이뱅크 지분을 처리하고 은행에서 도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 탐험가(Digital Explorer) 이대훈.' 센터를 나오면서 받아든 이 행장의 명함에서 농협금융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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