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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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투자상품협의체' 가동의 의미 [thebell note]

손현지 기자공개 2019-10-08 09:54:4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7일 0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에 대규모 손실을 낸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이하 DLF) 상품을 판매하지 않은 영업점 직원들을 포상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건 회사 발전차원에서 상품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직원들은 주눅이 들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겁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이 최근 식사자리에서 꺼내놓은 고민이었다. 은행권 문화가 보수적이고 수동적으로 굴러갈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탄식했다. 소극적인 판매 스탠스를 지닌 PB들은 인정을 받지만 반대로 수익에 기여하는데 집중했던 직원들은 기존 의도와 달리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으니 말이다.

최근 투자자산 대상이나 상품유형도 다양해졌다. 국내 기준금리가 점점 제로금리에 가까워지고 있는 판국에 고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에 부응한 것이다. 은행원이 판매채널로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군을 소개하고,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다만 과연 얼마나 많은 은행원들이 독일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이번 DLF사태의 핵심은 PB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은행권 WM부문 상품판매 구조에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설계한 복잡한 상품구조를 은행 본사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리스크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리스크에 대한 설명이 영업점 직원들에게까지 전달되는 프로세스도 미비하다는게 현 은행권의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국민은행이 강구한 리테일 프로세스 변화가 눈길을 끈다. KB금융그룹이 매트릭스 차원에서 가동시켰던 WM부문 상품 발굴 프로세스에서 벗어났다. 기존 상품심의 과정(상품부서→리스크·컴플라이언스 점검 →상품위원회)에 투자상품협의체를 추가한 4단계 절차를 가동시켰다.

투자상품협의체에는 기존 임원급으로 구성된 상품위원회와 달리 팀장급 IPS본부 실무자들이 여럿 참여한다. 영업현장과 밀접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리스크 검열 과정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도다. 이와함께 심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판매 금지 상품 유형을 명확히 정의했다.

투자상품협의체의 등장이 모처럼 반가운 이유는 파생상품 구성에 일종의 거름망 장치가 생겼기 때문이다. 고위험상품을 걸러내기 위해 판매상품 선별과정부터 안정장치를 강화해 전문성을 띄었다. 영업전선에 있는 직원들이 고객들을 상대로 보다 자신있게 다양한 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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