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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외식프랜차이즈 리포트]BHC, '영업이익 30%' 비결은 물류·생산 인프라②총판 없이 1500개 가맹점 소통…콜드체인 기반 재고 '제로'로 비용 최소화

전효점 기자공개 2019-10-14 07:57:00

[편집자주]

매년 악화되는 외식업 경기를 역행해 부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있다. 이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오랜 노하우를 갖춘 대기업 외식 계열사가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도 트렌드 변화를 놓치지 않고 기민하게 진화해온 강소 기업들이다. 더벨은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수년 간 성장을 거듭해온 강소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경쟁력 기반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HC는 2013년 첫 출범 후 가장 단시간에 가장 안정적으로 국내 치킨 3사로 자리잡았다. BHC는 업계에서도 놀라운 이익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30%, 매출원가율은 60%선으로, 각각 10% 미만, 70% 내외에 이르는 경쟁사 대비 현저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이익 수준은 도약시킨 BHC의 비결은 안정적인 생산 및 유통·물류 체계에서 비롯된다. 사업 초기부터 이같은 시스템에 투자해온 BHC는 국내 치킨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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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고 비결 '3무' 물류 시스템…영업이익률 경쟁사 대비 3배↑

BHC의 인프라는 물류 유통망에서 단연 돋보인다. BHC는 경기도 광주 오포 중앙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전국 7개 권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1500개 가맹점포에 당일 신선배송이 가능한 콜드체인을 갖고 있다. 주문에서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틀이다. 가맹점포가 모레 필요한 계육을 추산해 POS로 주문하면 이튿날 도계가 이뤄져 자정부터 전국 배송이 시작되고 이튿날 오전 내 점포에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BHC 물류는 '3무(無)'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재고 없음', '사고 없음', '결품 없음'이다. 각 센터에 재고가 없기 때문에 관리자도 없고,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인적 사고가 날 가능성도 제로다.

계육 수급은 거래 규모가 가장 큰 하림 올품을 비롯해 5개 협력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육계업체에서 도계에서 염지, 절각까지 이뤄져 오포 물류센터로 이송되면 이후 기본적인 공정을 거쳐 냉장 상태로 전국 7개 권역으로 보급된다. 매일 오포센터를 통과하는 계육량은 20KG 들이 박스 3500개, 총 70톤 물량이다. 닭 7만 마리에 해당한다. 계육 외에도 오일, 파우더 및 소스가 오포 센터를 통해 전국 점포로 전달된다. BHC는 식자재와 유통 과정에서 150여개 협력사와 거래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BHC의 콜드체인이다. 배송 차량 관제 시스템에 투자해 전국 배송 중인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고 각 차량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 물류센터 역시 냉장 냉동창고에 정기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2017년 12월에 냉장냉동 시스템을 리뉴얼한 이래 올해도 십수억원을 들여 센터 정비를 시작했다.

BHC 관계자는 "전국 7개 권역 중 제주권을 제외하고 재고 없이 실시간으로 유통이 진행된다"며 "2013년 이후 6년간 가맹점포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오포 물류센터도 주기적 설비투자를 통해 캐파 증설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BHC 시스템은 경쟁 업계와도 대조적이다. 경쟁사들의 경우 치킨 본사가 전국 각 권역에 각각 다른 사업자 등록권을 갖고 판권을 총괄하고 있는 각 총판을 통해 가맹 점포로 공급이 이뤄진다. 즉 총판이 직접 치킨 본사로부터 원재료를 매입하고 이를 자신이 관리하는 지역 가맹점포에 공급하는 구조다.

BHC는 중간 사업자 없이 중앙 물류센터에서 가맹점포까지 유통 전 과정이 본사의 관할 하에 이뤄진다. 불필요한 거래 비용과 운송 비용을 줄여 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전국에 유통하는 식자재 품질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품질은 더 높아지고 의사소통도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

BHC 관계자는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총판 체제로 전국 점포를 관리하지만 BHC는 가맹점포까지 식자재를 직접 전달한다"면서 "이같은 물류는 경쟁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5~10% 수준인 반면 BHC가 30%에 이르는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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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BHC 생산공장.

◇생산 내재화 시작…자회사 브랜드와도 시너지 모색

BHC는 생산에서도 지속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주요한 부분은 내재화를 진행하고 있다. 자가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대부분 식자재를 아웃소싱으로 처리하는 경쟁사와 달리 BHC는 자체 생산 공장을 경기 이천시에 두고 있다. 2016년 총 65억원을 들여 이천에 최첨단 설비를 구축한 신규 공장을 건립했다. 치킨 맛의 핵심이 되는 소스와 파우더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다.

이천 공장의 생산 능력은 월 860톤 규모, 전국 1500개 점포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가맹점포가 1500개로 생산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므로 BHC는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앞선 7월에도 이미 수십 억원을 들여 증설을 진행했다. 동원홈푸드에 맡겨 생산해오던 핵심 소스 뿌링뿌링 소스 생산을 내재화하기 위한 설비 투자다. BHC 관계자는 "이천 공장 생산 캐파가 점점 한계에 왔다"면서 "앞으로 뿌링뿌링 소스 외에도 주요 품목의 내재화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 일컫는 이른바 'CK(Central Kitchen, 중앙 조리시설)' 구축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직 아니다. CK가 필요한 품목이 있다면 자회사 보강엔터프라이즈 등을 통해서 하는 순대국 사업 정도인데, 현재는 협력사에서 외주 생산을 맡긴 후 팩 단위로 포장해 각 가맹점에 유통하고 있다. 대부분 반조리 상태로 냉동돼 유통함으로써 가맹점에서는 끓이기만 하면 바로 균일한 품질의 순대국을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다.

BHC 측은 외식 자회사 메뉴에 대한 생산 내재화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 가맹점 규모가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장기 거래해온 협력사와 핵심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BHC 관계자는 "원팩 포장은 내재화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협력사와의 관계도 중요하다"며 "원가와 품질, 맛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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