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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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거'에서 미래 청사진 그리는 빈폴 [thebell note]

양용비 기자공개 2019-10-18 09:16:5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7일 08: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방 직후 서양 문물과 우리 문화가 묘한 조화를 이뤄낸 시점이 1960년대 입니다."

올해 3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합류한 정구호 고문이 빈폴의 변화를 천명했다. 과거 미국의 아이비리그, 영국의 트래디셔널리즘을 추구했던 빈폴이 한국적 정서로 무장하기로 했다. 빈폴은 브랜드의 폰트도 한글화하고, 매장 디자인과 로고까지 바꾸는 등 쇄신할 준비를 끝마쳤다.

1960~1970년대, 재미있게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대표 브랜드인 빈폴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현재로부터 40~50년 동떨어진 과거다. 빈폴의 리뉴얼을 위해 '우리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일까'라는 고민을 하던 정 고문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아무리 레트로가 대세인 시대라 해도 국내 패션업계 선두주자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내던지는 화두는 다소 파격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미국 혹은 유럽의 색깔을 벗어던지고 한국적인 정서로 성공을 거둔 패션 브랜드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 까닭이다. 달리 말하면 빈폴의 한국적 정서로의 변신은 과감한 도전인 셈이다.

빈폴 변화의 선봉장인 정 고문도 과감한 도전에 따른 우여곡절을 어느정도 예상했다. 그는 빈폴의 브랜드 리뉴얼이 한국적 정서를 찾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빈폴의 '코리아 감성'은 미완성이라는 이야기다.

이렇듯 빈폴의 브랜드 리뉴얼이 성공의 결실로 이어질 지 아직 확신할 순 없다. 다만 향후 '한국'이라는 옷을 입고 변화할 빈폴은 아직 미완성이라 하더라도 그 시작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해 보인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부터 최근 방탄소년단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한류붐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한국적 감성에 글로벌 트랜드를 가미했기 때문이다. 빈폴의 변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그간 폴로 랄프로렌·타미 힐피거와 차별성을 둘 수 없었던 빈폴의 변신은 어찌보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이 와중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주목한 '한국의 과거'는 빈폴 브랜드의 차별성과 정체성 확립에 좋은 모티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할 빈폴이 아재 브랜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글로벌 속 한국의 빈폴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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