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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BOX "선물박스 열 때의 설렘을 기대한다" ② '깜깜이' 기업금융 정보제공 디지털화 주목

이은솔 기자공개 2019-10-24 10:36:4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10: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년 전 기획 단계부터 박스를 지켜봐 온 박진현 기업은행 미래사업팀장은 기업금융 플랫폼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리테일에 이어 기업금융도 디지털 플랫폼화 될 수 밖에 없고, 이 분야에서 가장 오래 준비한 기업은행이 선두가 될 거라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리테일부문 디지털화 불구 기업금융은 여전히 '아날로그'

박스는 직관적인 이름이다. 기업 경영 전문가 (Business Operating eXepert)의 약자인 동시에 여러 가지가 들어있는 선물 상자 같은 인상을 준다. 기업은행 직원들은 박스를 사용하는 행위를 '언박싱(Unboxing)'이라고 부른다.

언박싱은 최근 유튜브 등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인데, 꽁꽁 묶여 있는 상자를 처음으로 뜯어보는 설렘과 재미가 강점이다. 기업은행이 말하는 언박싱에는 그동안 깜깜이였던 기업금융 시장을 오픈해 보이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카카오뱅크의 충격 이후 은행들은 발 빠르게 리테일 부문을 디지털화했다. 이에 반해 기업금융은 여전히 아날로그의 영역이었다. 박스는 이런 기업금융 시장을 오픈해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박스 안에는 현재 12가지 기능이 들어있다. 중소기업인은 박스에 로그인 해 자금관리·정책자금·대출BOX 등의 금융 서비스와 거래처 모니터링, 기업부동산, 뉴스스탠드BOX 등의 비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은 기업은행이, 비금융은 해당 사업을 하는 B2B업체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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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금BOX 안내 화면. (출저:기업은행)

정책자금 알아서 찾아주고 부동산 실거래가 한눈에

기업은행은 박스의 여러 서비스를 직접 개발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정책자금BOX다. 정책자금은 그동안 조건이 복잡하고 어려워 '아는 사람만 받는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각 기관과 지자체마다 뿔뿔이 흩어져있고 내용이 바뀌어도 홈페이지에 바로 바로 정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브로커가 성행해 자금을 지원하는 지자체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도 시장 실패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박스는 해당 기업이 지원할 수 있는 정책자금을 알아서 찾아준다. 박스에 가입할 때 입력한 사업 주소지, 분야, 직원수 등을 인공지능으로 검색한다. 스크래핑 기술을 이용해 지자체에서 내용을 변경하면 실시간으로 박스의 데이터베이스에 반영된다. 현재는 정책자금의 검색만 가능하지만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끔 연내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B2B 업체와 제휴한 서비스 중에서는 기업부동산BOX도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산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시장이다. 만약 인천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용인에 물류창고 부지를 알아보려면 매물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시세는 얼마인지 한눈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기업부동산BOX는 공장이나 물류창고 등 산업용 부동산의 실거래가를 공개해 지도에 맵핑해준다. 부동산 정보 제공 스타트업인 밸류맵이 기업은행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만든 산업용 부동산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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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동산BOX 실행 화면. (출처:밸류맵)

이외에도 사업자 비대면 대출을 제공하는 대출BOX나 거래처의 신용정보를 볼 수 있는 거래처모니터링BOX 등 중소기업 경영에 활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12가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M&A 장터나 기업 중고거래 시장 등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오래 준비해 내놓은 서비스인 만큼 시장의 관심도 뜨거웠다. 별다른 홍보 없이 두 달 여만에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제휴 문의도 빗발쳤다. 박 팀장은 "시장의 웬만한 대형 B2B 업체들은 전부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업체들도 등장했다. 기획자로서 속상할법도 하지만 사업을 추진해 온 박 팀장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여러 서비스가 들어와야 시장이 생기고 기업은행만의 차별점이 더욱 부각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팀장은 미래사업팀에서 일하며 기업은행이 앞으로 꾸릴 사업을 물색하는 일을 해 왔다. 꼭 박스가 아니더라도 여러 선진 금융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해외 출장도 잦았다. 그러면서 확신한 건 기업 금융도 언젠가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이었다. 박 팀장은 "우리의 경쟁자는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이라며 "박스가 안정 궤도에 오르면 중소기업과 B2B 기업들이 상생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거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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