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LGD, '10년투자' 우리이앤엘 지분가치 반토막애플 아이패드 부품 공급 끊기며 타격…OLED 전환으로 관계 '소원'

김슬기 기자공개 2019-10-28 08:22:45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5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00년대 중반부터 디스플레이 공정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한 회사들과 손을 잡았다. 우리이앤엘(옛 우리LED) 역시 그 중 하나였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LED백라이트유닛(BLU)을 탑재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당업체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우리이앤엘은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 아이패드 부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2013년 애플과의 거래관계가 끊기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LG디스플레이와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재편이 가속화되면 협력관계는 더 느슨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우리이앤엘의 지분가치는 50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초투자금액(119억원)에 비해 57%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우리이앤엘을 관계기업으로 분류, 지분법적용투자주식으로 장부금액 평가를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주식은 총 680만주이며 지분율로는 14%다.

LG디스플레이 우리이앤엘

LG디스플레이가 우리이앤엘과 인연을 맺은 시점은 2009년 5월이다. 2008년 설립된 우리이앤엘은 우리조명 계열사로 설립한지 1년만에 LG디스플레이의 투자를 유치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 경쟁력에 필수적인 핵심 장비와 부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119억원을 들여 680만주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분율로는 29.6%였다. 주당 인수가액은 1750원이었다.

우리이앤엘은 2013년 기업공개(IPO)를 했다. 이때 LG디스플레이 보유 지분율이 21.25%까지 낮아졌다. 공모가는 주당 4900원이었다. 2012년말 LG디스플레이 보유지분가치는 235억원까지 올라갔고 2013년말에는 273억원까지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분가치 상승과 안정적인 부품공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허니문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리이앤엘은 LG디스플레이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실적변동이 컸다. 회사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던 LED BLU를 납품했다. 2010년 816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1년 2503억원, 2012년 5089억원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억원, 302억원, 295억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2013년 출시된 애플 아이패드 5세대 부품업체에서 제외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우리이앤엘

당장 2013년 매출액은 2561억원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고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폭 62억원, 당기순손실폭은 77억원이었다. 아이패드용 LED패키지 매출 비중이 절반이어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4년 1000억원대 후반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4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영업손실도 빈번했다. 2015년 2억원, 2018년 46억원 영업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쭉 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685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이었다.

이후 우리이앤엘과 LG디스플레이의 관계는 소원했다. 우리이앤엘과의 거래내역 공시를 보면 2016년 3200만원, 2017년 1억7500만원, 2018년 2억200만원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 원재료 매입금액은 27억원선이었다. 다른 관계기업인 인베니아, 아바텍, 파주전기초자, 야스 등에 비해 거래가 적었다. 올 상반기 파주전기초자 1820억원, 야스 962억원, 아바텍 376억원, 인베니아 369억원 규모로 거래했다.

실적이 하락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지분가치 역시 내림세였다. 2014년 231억원, 2015년 250억원이었으나 2016년 86억원까지 내려갔다. 2017년말 지분가치는 73억원, 2018년말 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50억원까지 지분가치가 올라왔으나 초기투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향후 LG디스플레이가 LCD 대신 OLED로 시장전환을 가속화하면 우리이앤엘과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측 역시 LCD 생산을 줄이면서 LCD 백라이트 업체와의 협업이 줄어드는 것은 수순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